• K-POP 스타 뒤에 드리운 그림자, ‘잔혹한 노동현실’ 도마 위
    • 밤샘·저임금·인권침해…K팝 산업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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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OP 산업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잔혹한 노동현실이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 콘서트나 컴백 시기마다 밤샘 업무는 기본이고, ‘아티스트 케어’에만 집중된 업무 구조에서 청년 노동자들은 번아웃 증상을 호소한다.

      아이돌 그룹의 앨범 홍보 담당자 A씨는 “주말, 평일 모두 새벽까지 일했다”며 “콘텐츠가 자정에 공개되면 팬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바람에 새벽 2시까지 SNS와 커뮤니티를 붙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업무 카톡방 50~70개를 동시에 관리하며, 직무와 무관한 일까지 전부 확인·응답하는 강박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병원 신세를 지거나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동료들도 많다.

      아티스트의 한마디가 현장 스태프의 고용에 직결되기도 한다. 메이크업 담당자 B씨는 “아이돌이 불편함을 내비치면 스태프는 바로 잘리는 것이 업계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숙소에서도 한숨 돌릴 틈 없이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 ‘무박 2일’ 근무가 반복된다. 임금은 최저시급을 간신히 넘거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B씨는 첫 월급 150만원에 각종 장비·식대·택시비를 제외하니 손에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K-POP 현장 근무자 2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균임금은 295만원이고, 추가근무 수당·성과급 지급은 드물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피해, 크레딧 누락 등의 부당한 경험도 빈번하다. 한 퇴직자는 “팀 내 왕따를 당하다가 퇴사했는데, 앨범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아티스트와의 사생활 경계조차 불분명해 당혹스러운 일이 계속되고, 불편을 호소하지 못해 참을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번아웃과 정신적·신체적 질환은 업계를 떠난 뒤에도 이어진다. 업계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업계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이다. 건강검진에서 병이 발견된 노동자,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행을 바꾸려면 구조적 접근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K팝 노사정 협의체’의 도출, 표준 근로계약서 도입, 업계 전체의 노동조건 실태조사 등 체계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환경 개선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다른 문화산업처럼 업계 맞춤형 법·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실제 최근에는 아이돌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말 ‘아이돌 노조’가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노조는 아티스트와 현장 스태프의 노동권 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구조적 특성상 근로자로 법적 인정받기가 쉽지 않아, 업계 안팎에서 근본적인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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