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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 증발량 20년 만에 최대 상승폭 Copernicus, 전 세계 수문순환 변화 경고

빠르게 말라가는 지표…보이지 않는 물 순환의 경고 신호
유럽연합 산하 Copernicus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수문순환 분석에서 전 세계 지표면 증발(Evaporation rate)이 지난 20년 중 가장 큰 연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표면 온도 상승과 토양 수분 감소가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면서, 물 순환의 균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opernicus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증발량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은 남유럽, 중앙아시아, 북미 서부, 아프리카 사헬 지역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물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어 토양 건조가 가속화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보고서는 “강수량이 줄지 않은 지역에서도 증발·증산 증가가 강수를 상쇄하며 가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변화의 원인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Copernicus는 지표면 온난화, 강수 편중, 토양 수분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각각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자연 변동성(ENSO 등)과 인위적 온난화가 상호작용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증발량 증가는 기후와 생태계 전반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토양 건조는 농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지표가 건조해질수록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하천 유량 감소와 지하수 보충 속도 둔화 등 수자원 관리 문제를 가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Copernicus는 특정 지역의 산불이나 가뭄을 증발 증가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아직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기후변화의 잘 보이지 않는 신호”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기온 상승이나 강수 변화처럼 즉각적으로 주목되는 지표와 달리, 증발량의 변화는 뚜렷하게 인식되지 않지만 실제 물 순환 체계를 크게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Copernicus는 향후 수년간의 추가 관측을 통해 증발 증가가 장기적 구조 변화인지, 특정 기후조건이 겹친 일시적 현상인지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각국의 수자원 정책, 농업 전략, 산불 대비 체계 등에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Copernicus는 “지표면 증발 증가가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신호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적응 전략을 다시점검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출처: NASA Earth Ob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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