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대기업인 FedEx가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실망스러운 향후 수익 전망을 이유로 주가가 하루 만에 약 6% 하락했다. 실적 자체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지만, 수요 불확실성과 무역 리스크를 반영한 보수적인 전망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FedEx는 2025 회계연도 4분기(5월 말 기준) 순이익 6.07달러(주당), 매출 22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기대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다음 분기 주당순이익(EPS)을 3.40~4.00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시장 평균 예상치인 4.05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 자체를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받은 핵심 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관계다. 최근 미국 정부는 800달러 이하 중국산 소비재에 적용되던 직구 면세 혜택을 종료했고, 이로 인해 Temu, Shein 등 중국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수입 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FedEx는 이들 저가 소비재의 항공 운송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조치로 인한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또한 미·중 간 무역 긴장의 장기화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국제 물류 수요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이 발주량을 줄이고 있으며, 늘어난 비용을 운임에 반영하는 것도 쉽지 않아 수익성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FedEx의 라지 수브라마니암(Raj Subramaniam)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수요 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 실적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FedEx는 현재 비용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프로그램 ‘DRIVE’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약 4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외부 변수의 속도와 강도가 구조조정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에서 제기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FedEx가 단기적인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인 전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중국 소비재 물량의 회복, 미국의 관세 정책 안정화,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동시에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FedEx의 이번 주가 하락은 경쟁사인 UPS, DHL 등에도 영향을 주며 글로벌 물류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역과 통관 정책에 민감한 국제 운송 시장에서, 정책 변화가 기업 실적과 주가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 
| FedEx 화물기가 국제 배송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 최근 중국발 직구 물량 감소로 이 같은 항공 운송 수요도 타격을 입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