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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남동아시아 홍수·산사태, 기후 영향 속 반복되는 대규모 재난

동시에 덮친 폭우와 산사태…기후 적응의 취약성이 드러나다
2025년 9월부터 남동아시아 전역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며 홍수와 산사태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등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극심한 침수 피해가 보고되었고, 일부 지역은 수주간 연속된 강수로 피해가 누적된 상태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수천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으며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지역 사회와 정부의 대응 역량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재난 발생의 배경에는 계절적 요인과 기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폭우는 계절풍 강화, 지역성 저기압, 태풍·열대성 저기압의 연속 발생 등 여러 기상 요소가 한꺼번에 중첩되면서 형성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간에 월 강수량을 넘어서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시 기반시설과 배수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산사태 역시 지반 포화와 급경사 지역의 취약성이 맞물려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난이 장기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과 연관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저기압계와 집중호우의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이번 남동아시아 홍수·산사태가 기후 변화로 직접적으로 유발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극한 강수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지만, 개별 재난의 원인은 지역 기상 조건과 자연 변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남동아시아 국가들은 이번 재난을 계기로 기후 적응과 재해 대비 체계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 보호 인프라, 배수 시설 개선, 조기경보 시스템, 산사태 취약지 관리 등 기존에 지적돼 왔던 구조적 문제들이 재난 과정에서 재차 드러났다. 국제사회 역시 피해 복구 지원과 함께 재해 대응 체계 개선을 위한 협력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단일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에서 동시적으로 발생했고, 폭우와 산사태가 서로 연계되며 피해를 키운 복합재난 형태를 띠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극한 기후로 인한 재난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각국의 정책 방향이 단기 복구를 넘어 중장기적 기후 적응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학계는 향후 몇 달간의 기후·해수면 자료를 추가 분석해 이번 재난의 배경을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출처: NASA Earth Ob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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