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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 발언 증언에 정치권 충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질책하며 “국회의원부터 잡으라” 언급도
ⓒ 뉴스1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12·3 비상계엄 사건’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직후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며 사실상 ‘2차 계엄’을 시사하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 합동참모본부 A씨(익명 증인)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결정 이후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아 김 전 장관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그러게, 국회의원부터 잡으라고 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이 ‘인원이 부족했습니다’라고 답하자, 윤 전 대통령은 ‘그건 핑계다. 해제가 돼도 다시 계엄을 선포하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고 했느냐”고 재확인하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충격을 받아 곧바로 방첩사령부 부대원들과 있는 메신저 방에 그 내용을 그대로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 증언은 계엄 해제 직후 윤 전 대통령이 군 작전 회의실을 찾아 추가 조치를 논의했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포함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대령)은 “당시 ‘국회의원 체포’나 ‘끌어내라’ 같은 지시를 들은 바 없다”며 “국회 봉쇄만 시도했을 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계엄 해제 이후 불거진 여러 가짜뉴스가 왜곡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 전 대령은 또 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이 당시 국회의사당 내에서 계엄군의 총기를 잡았던 사건에 대해서도 “계획된 연출이었다는 이야기가 군 내부에 많았다”며 “촬영 준비 정황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즉각 반응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내란 모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익명 증언에 기댄 정치공세”라며 “법정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단정적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오는 11일 ‘롯데리아 회동’ 참석자 중 일부인 김용군 전 예비역 정보사 대령,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을 잇달아 소환해 관련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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