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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해상 예약 불확실성 확대…포워더의 공간 확보 경쟁 더욱 치열

수요 회복과 공급 제약이 맞물리며 ‘요율 경쟁’에서 ‘공간 선점 경쟁’으로 무게 중심 이동
출처: SILMAN
글로벌 항공·해상 운송 시장에서 예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포워더들의 공간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025년 들어 항공화물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화물기 투입 증가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특히 아시아발 주요 노선에서는 적재 공간이 빠르게 소진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화물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공급 회복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부 노선에서는 조기 예약이 필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포워더들은 사전 예약, 선매 확보, 프리미엄 서비스 활용 등 다양한 공간 확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해상 물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홍해·호르무즈 해역의 지정학적 불안정과 일부 항만에서 혼잡이 재발하면서 선사들이 운항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회 항로 선택, 출항 취소(Blank Sailing), 용선 제한 등이 이어지며 특정 항로에서는 가용 공간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주와 포워더들은 요율보다 공간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산업에서는 장기 예약이나 선적 보증 옵션을 활용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약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홍해 사태 여파로 아시아–유럽 항로의 운송시간이 길어지고 항만 정체와 스케줄 지연이 반복되면서 기존 정기 노선의 예측 가능성이 약화됐다. 이러한 외부 변수는 항공·해상 운송의 변동성을 확대하며, 포워더들이 복수 노선을 확보하거나 복합 운송 방식을 적극 검토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집중되는 구간에서는 단기간 수요 급증까지 겹치며 예약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포워더들은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대형 포워더는 선사 및 항공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선적 우선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견 포워더들은 조기 예약과 리스크 기반 스케줄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고객사에는 사전 계획을 통한 ‘얼리 부킹’이나 공급망 분산 전략을 제안하는 등 운송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운임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 공간을 어떻게 선점하느냐가 포워더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 현상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항공·해상 모두에서 공급 제약과 지정학적 변수, 수요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운송 시장은 공간 중심의 경쟁 구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노선에서는 여전히 여유 공간이 존재해 모든 항로가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결국 항공·해상 예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포워더의 역할은 단순 운송 대행을 넘어 고객사의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파트너로 재정의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 지정학 리스크, 전자상거래 수요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공간 확보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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