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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prologis |
글로벌 유통·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거대 리테일러를 중심으로 물류망 내재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3PL(Third-Party Logistics) 의존도 축소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고객의 빠른 배송 요구가 높아진 환경에서, 리테일러들이 비용 효율성과 재고 통제력, 배송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 단위 풀필먼트센터와 배송망을 직접 구축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물류 아웃소싱 축소가 아니라 수직 통합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다수의 시장 보고서는 대형 플랫폼과 리테일 기업들이 직접 물류를 운영하며 배송 품질과 고객 경험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체 풀필먼트센터 확충, 반품·재고 관리 기능 내재화, 라스트마일까지의 통합 운영이 확대되면서 3PL이 담당하던 역할 일부가 리테일러 내부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송 속도 경쟁이 격화되면서 ‘당일·익일 배송’을 위한 재고 배치 전략 역시 물류망 내재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리테일러는 물류센터 자동화, 재고 예측 시스템, 옴니채널 운영 관리까지 자체적으로 구축하며 물류망 고도화를 가속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플레이션, 인건비 상승, 운임 변동 등 외부 리스크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 환경에서 외부 3PL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통제 가능한 내부 물류망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3PL 산업의 전면적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3PL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복잡한 국제 운송, 반품 물류, 다품종 소량 배송, 전문 취급 화물 등 여러 영역에서 3PL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특히 중소형 판매자나 특정 제품군을 다루는 기업은 자체 물류망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아웃소싱 수요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흐름을 ‘3PL의 대체’가 아니라 ‘기능 재편’으로 해석한다. 대형 리테일러가 핵심 배송망을 직접 구축하는 반면, 국제 운송·특수 화물·복잡한 공급망 관리 등 고도화된 영역에서는 3PL과 포워더의 역할이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즉 시장은 자가 물류와 외부 물류가 병행되는 혼합 운영 모델로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별 전략에 따라 내재화 수준이 달라지는 다층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결국 거대 리테일러의 물류망 내재화는 글로벌 물류 구조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지만, 3PL을 완전히 대체하는 흐름이라기보다는 운영 권한과 역할 배분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앞으로도 리테일러 규모와 산업 특성, 소비 패턴 변화, 운임 시장 변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3PL과 자가 물류망 간 경계는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