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북대서양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구 기후 시스템의 핵심 축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AMOC)이 2025년에 들어 평년 대비 뚜렷한 약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NOAA는 이는 단기 변동일 수도 있지만, 최근 수 년간 관측된 흐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눈에 띄는 수준이라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MOC는 지구의 열과 염분을 이동시키는 주요 해류 시스템으로, 전 지구적 기후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순환 구조다.
AMOC가 약화될 경우 유럽 지역의 겨울 기온 변동성 증가, 북대서양 폭풍 경로 변화, 서아프리카 강수 패턴의 불안정성 등 다양한 기후 현상과 연계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NOAA는 현재의 약화 신호가 이러한 기후 영향으로 즉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관측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장기적 추세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가 장기적 구조적 변화인지, 자연 변동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번 분석에서 NOAA는 최근 북대서양 중·고위도 지점에서 해류 속도가 15년 평균 대비 낮아진 구간이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점은 다시 회복 신호를 보이는 등 지역별 차이가 존재해 전체적인 약화 경향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더 정밀한 해양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해수 온도 상승, 담수 유입 증가, 해빙 감소 등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각 요인이 AMOC에 미치는 영향의 비중은 여전히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과학계는 AMOC가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이번 발표를 비상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 AMOC 약화가 폭염, 해양 열파, 극지 온난화 등 다른 기후 현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들 관계 또한 복합적이며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NOAA 또한 “기후 시스템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지속적인 관측과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주요 국가들의 기후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서 AMOC는 오랫동안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로 다뤄져 왔으며, 실제 약화 징후가 반복적으로 확인될 경우 기후위기 대응의 우선순위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NOAA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해류 변화 추세를 더욱 면밀히 관측해 추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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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Navy Oceanographic Office, Surface Drifts and Currents Map (30-year average condi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