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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3대 항공사, 글로벌 화물 시장 지배력 확대…유럽 환적 허브 지위도 강화

에미레이트·카타르·에티하드, 대형 화물기 증편·유럽 환적 네트워크 확장…아시아–EU 화물 흐름 재편 가속
출처: Emirates
중동의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SkyCargo), 카타르항공(Qatar Airways Cargo), 에티하드항공(Etihad Cargo)이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IATA·ACI·각 사의 2024~2025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3대 항공사의 화물 수송량은 팬데믹 이후 회복기를 넘어 확장 국면에 들어섰으며, 유럽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환적 허브 지위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미레이트항공은 2024 회계연도 화물 수익이 약 175억 디르함(약 47억 달러)을 기록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다. 동사는 B777F 화물기 11대를 포함해 대형 화물기단을 운영하며 전체 화물의 절반 이상을 유럽·미주 노선에서 처리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 브뤼셀공항(BRU)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FRA)을 전략 환적 거점으로 활용하며, 냉장·제약 화물 전용 설비 확충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물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카타르항공은 2014~2023년 사이 화물 수송량을 약 3배 늘리며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IATA Cargo Rankings 기준). 2023년 카고톤킬로미터(CTK) 점유율은 7.3%로, 에미레이트·루프트한자·페덱스 등을 제치고 선두를 기록했다. 허브 공항인 도하 하마드국제공항(DOH)의 2024년 화물 처리량은 14% 증가했고, A350F 20대·B777-8F 34대 등 대규모 차세대 화물기 도입을 확정하며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티하드항공 역시 아부다비 칼리파경제특구(KIZAD)와 연계한 화물 허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화물 수송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의약품·의료장비·전자기기 등 특수 화물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프랑크푸르트·암스테르담·맨체스터 등 유럽 주요 공항과의 연계도 확대하며 아시아–유럽 간 화물 흐름을 적극 흡수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중동 3사의 점유율 확대는 아시아–유럽 물동량 증가, 지정학적 불안, 유럽 항공사 구조조정 등 복합 요인과 맞물려 있다. 홍해 정세 불안과 유럽 지역 항공 인프라 병목은 중동 환적 네트워크로의 화물 이동을 가속했고, 국영 투자와 24시간 운항 가능한 공항 인프라는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럽 주요 공항도 중동 항공사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브뤼셀(BRU)·프랑크푸르트(FRA)·리에주(LGG)·런던히드로(LHR) 등은 환적 처리 능력과 특수 화물 구역을 확대하며 중동 항공사와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는 ‘Brussels Pharma Hub’를 에미레이트·카타르와 함께 운영하며 제약 화물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중동 3대 항공사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유럽·미국 항공사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으며, 글로벌 항공물류 지형은 중동 중심의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화물 시장 확대는 단순한 노선 증편을 넘어 유럽 공급망 재편과 직결된 변화”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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