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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가시성 확보 경쟁, 생활물류의 새로운 표준이 되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보이는 물류’를 요구하며, 실시간 데이터 기반 물류 시스템 투자 급증
출처: Interlake Mecalux Blog
전자상거래의 확산과 함께 전 세계 생활물류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택배’가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고객과 기업 모두 배송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보이는 물류(Visible Logistics)’가 시장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글로벌 물류 분석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물류 가시성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5년 9억7,350만 달러 규모에서 2035년 28억4,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실시간 추적(Real-time tracking) 기능이 전체 시장의 **31.2%**를 차지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가시성 확보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공급망 운영의 생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자 행동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배송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예상 도착 시간(ETA)까지 제공받는 기능은 이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이용자에게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류 솔루션 기업 네트워크온(NetworkOn)은 “브랜드들이 라이브맵 추적, 실시간 알림, 드라이버 직접 연락 기능 등을 통해 배송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실시간 가시성은 브랜드 충성도와 직결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물류기업에게 기회이자 부담이다. 실시간 싱글뷰(Real-time Single View)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기술 투자와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다. 차량에 설치되는 GPS·텔레매틱스 장비, 창고 내 IoT 센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그리고 TMS(운송 관리 시스템)·WMS(창고 관리 시스템) 통합 작업까지 모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중소형 물류업체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기 어려워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실시간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커지고 있다. 트래킹 정보가 소비자 개인 데이터를 포함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데이터 보호 규제와 기술 표준화 대응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올해 하반기부터 물류 데이터 공유에 관한 새로운 GDPR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실시간 위치 정보를 처리하는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고객은 단순히 ‘빨리 배송되는 서비스’를 넘어 ‘현재 어디쯤 와 있는가’를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 한다”며 “이는 소비자 신뢰의 문제이자 물류 브랜드의 경쟁력 문제”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실시간 추적을 넘어 ‘예측 기반 가시성(Predictive Visibility)’을 도입해 배송 지연이나 예외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추적을 넘어 ‘예측하는 물류’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한편 리베노바(Revenova)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물류기업들이 확보한 실시간 가시성 수준은 **약 70~80%**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한 실시간 통합은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다양한 국가와 운송 모드, 협력사 간 시스템이 통합되지 못한 탓이다. 결국 ‘보이는 물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표준화와 협업 구조의 문제로 귀결된다.

요컨대, 생활물류 시장은 이제 ‘투명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소비자는 자신의 주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 하고, 기업은 이 데이터를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려 한다. 실시간 가시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나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보안, 비용의 삼중 압박이 물류 산업의 새로운 도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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