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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건너뛰었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옷가게들, 패딩 대거 출동

가을 없어진 2025년, 고온에서 급격한 추위로 의류 시장 혼란
유토이미지

2025년 가을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의류 업계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20년째 옷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올해 가을옷 장사는 건너뛴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며 “도매상부터 가을옷 물량을 대폭 줄이고 겨울옷 위주로 재고를 채우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평균기온이 23도로 역대 9월 중 두 번째로 높았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도 기록적으로 많았다. 그러다 갑자기 10월 들어 아침 기온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5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소비자들은 가을옷 구매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이런 급변하는 날씨 탓에 매장에서는 반팔 티셔츠를 치우고 패딩 점퍼, 털 가디건, 기모 후드티 등 두꺼운 겨울옷이 진열됐다. 상인들은 “지난해 가을옷 재고가 많이 남아 올해는 60% 이상 줄였지만 여전히 안 팔려서 빨리 겨울옷 위주로 바꿨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역시 “가을 상품에서 갑자기 겨울옷으로 전환하면서 재고 부담과 할인 손실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부경대 오재호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기간 머무르면서 9월까지 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지속됐다”며 “가을이 거의 없고 갑작스런 추위가 닥치는 현상이 점차 잦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의류업계는 가을-겨울 경계가 모호해진 기후에 맞춰 유연한 재고 관리와 신속한 품목 전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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