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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들어 중국이 희소광물(rare earth)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병목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4월 발표한 ‘공고 18호’를 통해 중·중후(中·重) 희토류 관련 7종의 수출을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10월에는 홀뮴, 어븀, 툴륨, 유로퓸, 이트븀 등 5종을 추가해 총 12종으로 확대했다. 특히 수출 허가를 위한 라이선스 심사가 엄격해지고 절차가 길어지면서 주요 제조국들은 공급 지연과 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 첨단 분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구동 모터, 풍력 발전기 자석, 반도체 정밀 장비 등에서 핵심 원료로 사용되며,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막대하다. 실제로 10월 중순 기준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전월 대비 6% 감소해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공급 병목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에 대응해 호주와 미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최근 핵심 광물 공급망 협정을 체결하며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섰고, 일본과 유럽연합도 희토류 재활용 및 대체 소재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단번에 낮추기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희토류 가공 및 정제 단계가 여전히 중국 내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기지 이전이나 대체 공급선 확보가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류업계 입장에서도 파장은 크다. 희토류는 광산에서 채굴된 뒤 여러 단계를 거쳐 가공, 정제, 운송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며 각 단계가 서로 다른 국가에 분산되어 있다. 중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이 연쇄 경로가 지연될 경우, 완제품 제조지까지의 운송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해상 운임과 항만 보관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의 경우 조달 리드타임이 늘어나면 생산 차질로 직결되기 때문에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닌 ‘전략 자원 물류 리스크’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프라 중심의 물류망 구축을 넘어 자원과 소재 단계의 공급사슬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희토류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향후에는 재활용 및 회수 물류망을 확보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25년의 희소광물 규제 강화는 글로벌 물류 지형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재 조달 지연과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선 다변화, 재활용 기술, 친환경 물류 체계가 결합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