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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석방하라”…캄보디아 범죄단지서 생방송한 BJ, 무모한 ‘조회수 도전’

조회수 폭증했지만 “목숨 건 방송” 비판…정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중
BJ A씨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 원구단지에서 방송 후 남긴 근황 공지 글. /숲(SOOP)

최근 캄보디아에서 잇따른 한국인 감금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인터넷 방송인이 현지의 범죄단지를 직접 찾아가 생방송을 진행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BJ A씨는 지난 12일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을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원구단지를 방문했다.
이곳은 현지에서 ‘태자단지’, ‘망고단지’와 함께 3대 범죄단지로 꼽히는 곳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과 인신매매, 감금 등 각종 범죄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지역이다.

A씨는 방송을 켜고 단지 입구에서 “한국인을 석방하라”, “좋은 말로 할 때 풀어줘라”를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지 안쪽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나타나 A씨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경비견의 목줄이 풀린 채 위협적으로 짖는 장면이 방송에 그대로 잡혔다.
일부 시청자들은 “지금이라도 도망가라” “생방송 중단하라”고 채팅을 보냈지만, A씨는 방송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행동은 곧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실시간 시청자 수는 2만 명을 넘겼고, 방송이 종료된 뒤 다시보기 조회 수는 36만 회를 돌파했다.
이는 그의 평소 영상 조회 수(2만~3만 회)의 10배를 웃도는 수치였다.

이후 플랫폼 ‘숲’ 측이 긴급히 개입했다.
관리자는 방송 댓글창에 “신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현지에서 A씨의 사진을 찍어가는 정황이 확인됐다. 즉시 방송을 종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숙소로 이동 중이며 안전하다. 허위 신고는 삼가 달라”고 공지를 남겼다.
그는 이후 숙소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위험한 곳에 간 건 내 책임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조회수를 위해 목숨을 건 무모한 행동”이라며 “캄보디아 정부도 위험하다고 경고한 곳을 굳이 왜 갔느냐”고 비판했다.
일부는 “이런 방송이 오히려 현지 범죄조직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외교부는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급증하자 지난 10일부로 프놈펜 일대를 ‘특별여행주의보’ 지역으로 상향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는 납치, 감금, 폭행 등의 위험이 매우 높다”며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캄보디아 주재 한국 공관에 접수된 취업사기·감금 피해 신고는 330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8월에는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한국인 대학생이 감금·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13일 ‘캄보디아 한국인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피해자 신속 송환과 범죄 근절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유튜브나 BJ 등 개인 방송인들의 무단 출입이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며 “현지 위험지역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경고했다.

A씨는 현재 추가 방송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며, 일부 팬들은 “A씨가 무모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 것만은 사실”이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내놨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지 범죄단지는 민간인의 접근 자체가 위험한 곳”이라며 “조회수를 위한 행동이 생명과 직결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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