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만 진출이 본격화되며, 핵심 벤더사인 모벤티스(Moventis)도 현지 물류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모벤티스는 2025년 5월 20일 대만 내 첫 물류 거점을 개설하고, 현지 배송기사 20명 이상을 채용해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물류 파트너사가 쿠팡과 함께 해외 시장까지 직접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단순 지원이 아닌 독립 운영 단위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2022년 말 대만 시장에 진출한 이후, 타오위안과 타이베이 외곽에 물류센터를 잇따라 설립하며 로켓배송 모델을 현지에 이식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직구 및 병행 수입을 중심으로 한 ‘로켓직구’ 서비스 위주였으나, 물류 거점이 확장되면서 현재는 익일배송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2023년 이후 쿠팡은 대만 물류 인프라를 두 배 이상 확장했으며, 현지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가격과 속도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된 풀필먼트, 배송, IT 기반 물류 시스템을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모벤티스는 쿠팡의 전략적 벤더사로서 대만 현지에 직접 진출했다. 현재 모벤티스는 타이베이와 신베이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현지 전담 배송인력만 20명 이상을 확보했다. 모벤티스는 국내에서 이미 월 수십만 건 이상의 배송과 반품을 처리하는 풀필먼트 특화 3PL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TMS(운송관리시스템)와 WMS(창고관리시스템)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정교한 물류 운영을 수행해왔다. 특히 배송 경로 최적화, 기사 배차 자동화, 실시간 운영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쿠팡의 물류 품질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쿠팡이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통관·직구 수준을 넘어서, 라스트마일까지 포함하는 일원화된 물류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일부 배송을 직접 수행하면서도,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유연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모벤티스의 이번 진출도 그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실제로 쿠팡 측은 “해외 시장에서도 로켓배송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고, 모벤티스 역시 “현지 배송망 확대와 함께 커버리지를 전국 단위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한국형 물류 모델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국내 물류 벤더사의 해외 진출은 대부분 컨설팅 또는 간접 협업 형태에 머물렀으나, 모벤티스는 실제 거점을 확보하고 인력을 운영하는 실질적인 진출을 선택했다. 이는 향후 다른 벤더사에게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으며, 기술 기반 물류 파트너들이 글로벌 이커머스 경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쿠팡은 현재 대만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벤티스의 이번 대만 진출은 향후 추가 해외 물류 거점 확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쿠팡의 글로벌 전략이 모벤티스를 비롯한 한국 물류 파트너사들의 성장에도 직접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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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타오위안 소재 물류센터 앞에 정렬된 배송용 트럭들. 각 트럭에는 ‘모벤티스 로지스틱스’의 현지 파트너 브랜드명과 차량 등록번호가 선명히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