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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에서 수소·전기로”… 유럽, 물류 대전환 신호탄 쏘다

2025년부터 도심 진입 제한… ‘무배출존’ 확대
물류업계가 기후위기 대응과 ESG 강화 흐름에 발맞춰 대전환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주요 도시 내에서 디젤 트럭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탄소중립 물류존(Zero Emission Zones, ZEZ)’을 대폭 확대한다는 강도 높은 규제를 본격 시행한다. 이 같은 조치는 대형 운송차량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물류 기업들의 친환경 운송 수단 도입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DHL, DB Schenker, UPS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전기밴과 수소 트럭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DHL은 독일 내 주요 물류 거점에 Mercedes 기반 수소트럭을 투입하고 있으며, 에너지 기업 E.ON과 협력해 전용 고속충전소 설치 프로젝트도 병행 중이다. DB Schenker 역시 Hyzon이 제작한 40톤급 수소 연료전지 트럭을 벨기에~독일 구간에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UPS는 유럽 주요 도심 내 배송용 전기밴을 확대 배치하고 있다.

정책적인 뒷받침도 병행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Power to the Road’ 프로젝트를 통해 2024년부터 전국 고속도로망의 95%를 커버하는 전기화물차 충전소 350개소 이상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덜란드는 2025년부터 상업용 디젤차량에 대해 Euro 5 이상만 등록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암스테르담·로테르담 등 대도시는 단계적으로 ZEZ를 도입 중이다.

또한 EU는 2025년부터 신규 중대형 트럭에 대한 CO₂ 배출 규제를 본격 시행한다. 초기에는 배출량 15% 감축이 의무화되며, 2030년부터는 45%, 2035년 65%, 2040년에는 90%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사실상 2040년 이후 판매되는 대부분의 트럭은 무배출 차량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불어 Euro 7 기준도 2025~2026년 도입될 예정인데, 이는 기존의 배기가스뿐만 아니라 타이어·브레이크 마모로 인한 비배기 오염물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운송 수단의 전환을 넘어, 물류 기업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ESG와 연계된 금융 투자도 확대되는 가운데, 물류기업들은 에너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물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으며, EU는 이러한 전환의 가장 앞단에서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고 있다.

정책과 기술, 기업의 전략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이번 규제 강화는 물류 산업의 미래를 다시 쓰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DHL이 유럽 도심 지역에서 시범 운행 중인 전기 트럭. 친환경 물류 전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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