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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인상·통관 규제·드론 혁신… 아시아 물류의 갈림길

AI·IoT 기술 도입과 홍해 리스크, 미국 통관 규제까지 복합 변수에 직면한 한국 공급망
2025년 9월, 국제 물류업계에서 벌어지는 변화들이 한국과 아시아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 혁신이라는 기회와 지정학·정책 변수, 보안 리스크라는 위기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업계는 새로운 대응책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소포 배송 실험이 공식적으로 진행됐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항공 규제 당국과 물류 관련 기관이 협력해 안전 기준까지 적용한 첫 시도였다. 단순한 시연을 넘어 실제 배송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드론이 라스트마일 물류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도심 혼잡 완화와 비용 절감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편 Maersk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물류 행사에서 AI와 IoT를 활용한 운송 최적화 기술을 소개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Star Connect’라는 플랫폼이 언급되며, 선박 운항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연료 효율과 항로를 관리하는 기능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다만 플랫폼 명칭과 구체적 기능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해운업계의 디지털화 움직임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운임 절감과 친환경 규제 대응에 도움이 될 잠재력이 있다.

비용 압박 요인도 여전하다. Hapag-Lloyd와 Maersk 등 주요 선사들이 아시아에서 남미·중동으로 향하는 노선에 대해 일반 운임 인상과 피크 시즌 할증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신흥시장 다변화를 위해 활용하는 항로인 만큼, 수출 원가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홍해 항로 역시 불안정하다. 후티 무장 세력의 위협으로 인해 선박들이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확히 2주 지연된다는 수치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지연 가능성과 보험료·운임 상승 부담은 현실적인 리스크로 평가된다.

정책 변수로는 미국의 디 미니미스 소액통관 면세 제도 변화가 대표적이다. 8월 말부터 제도가 일부 조정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직구·역직구 기업, 특히 패션·뷰티·생활재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여기에 미국 내 물류업체 UPS가 연말 성수기 동안 특정 화물에 대해 할증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와 있어,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배송 대행업체들의 부담은 추가될 수 있다.

보안 문제 역시 간과하기 어렵다. 최근 미국 내륙 운송에서 화물 도난과 위조 문서를 이용한 사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때 물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을 뒷받침할 구체적 수치는 아직 부족하다.

종합적으로 보면, 2025년 9월의 국제 물류 환경은 한국과 아시아 기업들에게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갈림길을 보여준다. 디지털화와 친환경이라는 혁신 흐름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운임 인상과 지정학 리스크, 규제 강화와 보안 위협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한국 기업들의 전략은 단기적 비용 절감을 넘어 장기적인 공급망 재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JD 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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