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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방글라데시·필리핀 항만, 계절성 병목 심화

몬순 강우와 선박 번칭, 내륙 처리 병목까지 겹치며 아시아 주요 항만 혼잡 장기화
사진 출처: Maritime Gateway
2025년 9월 현재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주요 항만에서 계절성 병목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몬순 시즌에 따른 집중호우와 선박 도착 시점이 몰리는 번칭 현상, 그리고 내륙 처리 병목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접안 지연과 야드 포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물류 전문가들은 온-윈도우 정박 유지와 서비스 분산, 리드타임 재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인도의 서해안에 위치한 문드라(Mundra)와 나바셰바(Nhava Sheva·JNPT) 항만은 최근 몬순성 폭우와 빈컨테이너 디포(ECD) 침수로 인해 간헐적인 접안 지연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인도 기상청(IMD)이 발령한 적색경보로 나바셰바 터미널의 선박 이동이 일시 중단되었으며, 일부 선박은 예정된 슬롯을 놓쳤다. 이후 주간 평균 접안 대기 시간은 문드라 1.25일, 나바셰바 1.07~2일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문드라항은 내륙 반출 지연으로 선석 회전률까지 떨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9월 10일로 예정된 Kandla·Mundra 운송 파업 가능성까지 더해져 향후 혼잡 심화가 우려된다.

방글라데시의 최대 항만인 치타공(Chattogram) 역시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기어리스(gearless) 선박의 경우 최대 6~10일 접안 지연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기어드(geared) 선박은 상대적으로 짧은 13일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야드 점유율은 77~82% 수준으로 포화 상태에 가깝다. 다만, 8월 말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의 공지에서는 기상 호전과 선석 재배치 조정으로 기어리스 선박 지연이 36일 수준으로 완화됐다고 밝히며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도 제시됐다. 그러나 장비 부족과 컨테이너 반출 속도 저하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주간 변동성은 높은 상태다.

필리핀 수도권의 마닐라(MICT, South Harbor) 항만 역시 혼잡에서 자유롭지 않다. 포워더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평균 접안 대기 시간은 2.0~2.5일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오프-윈도우 선박의 경우 최소 3일 이상 대기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선박 도착 시점이 몰리는 번칭 현상이 겹칠 경우 일부 선박은 최대 5일 이상 체류하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여기에 남서몬순의 영향으로 태풍과 저기압이 항로를 스치는 경우 부두 운영 일정이 급격히 변경될 수 있어 실시간 스케줄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병목 현상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한다. 첫째, 몬순성 집중호우가 선박 이동과 야드 접근을 제한하면서 접안 속도가 저하되고 있다. 둘째, 태풍과 기상 악화로 인한 선박 스케줄 변경이 반복되면서 도착 시점이 겹치는 선박 번칭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셋째, 항만 하역 이후 내륙 반출·반입이 지연되면서 선박 회전률까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물류 전문가들은 실무 대응 전략으로 온-윈도우 슬롯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다. 오프-윈도우 선박은 최소 3~5일 이상의 대기를 각오해야 하므로 사전 예약을 통한 슬롯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치타공 항만의 경우 기어드 선박을 활용하면 접안 및 하역 속도가 빨라 서비스 전환을 검토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평균 대기 시간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리드타임을 최소 5~10일 이상 확보하고, 각 항만별 기상 예보와 파업 공지, 선사별 터미널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안정적인 운송 관리의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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