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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미국 제재 여파로 중국 석유 선물시장 요동

양산·칭다오 터미널 제재 후 원유·중유 선물 급등, 해상 물류 비용 압박 가중
제재 대상 중 하나인 칭다오항 Haiye Dongjiakou 유류 저장 터미널 전경.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해당 시설과 연계된 선물 시장의 변동성이 촉발됐다. (출처: Storage Terminals Magazine)
2025년 8월, 미국이 중국의 주요 원유 저장·환적 거점인 양산(Yangshan) 터미널과 칭다오(Qingdao) 항 예둥자커우 터미널을 새로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중국 석유 선물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미국 국무부는 이들 시설이 이란산 원유의 불법 환적과 거래를 지원했다는 이유를 들어 제재를 단행했으며, 이는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와 상하이 국제 에너지 거래소(INE)의 핵심 인도 지점을 직접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재 발표 직후 중국 내 원유 및 중유 선물시장은 급등세와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SHFE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10월 인도 중유 선물은 하루 만에 4% 급등해 톤당 약 2,878위안(약 402달러)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전날 34만 8,000건에서 63만 건으로 급증했으며, 8월 22일에는 84만 건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변동 폭 또한 톤당 162위안으로, 지난 6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상하이 국제 에너지 거래소(INE)의 원유 선물시장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10월 인도분 원유 선물은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톤당 497.7위안(약 69.6달러)을 기록했으나, 제재 충격 이후 일부 조정이 뒤따르며 하루 만에 2.3%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제재 조치가 원유 물량 확보 불안과 저장 능력 제약 우려를 동시에 자극해 투기적 매수세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제재는 해상 물류 연료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와 저우산 항구에서 거래되는 선박용 연료유(벙커유) 프리미엄은 싱가포르 기준 대비 톤당 약 30달러 상승하며 8월 초 대비 두 배 가까운 인상폭을 기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벙커유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해상 물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아시아-미국,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에도 점진적인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제 원유시장의 불안정성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제재로 인한 원유 인도 제한 우려 속에 숏 포지션을 대거 청산하면서 현물 가격이 단기 급등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미국 제재 효과가 이어질 경우, 중국 주요 터미널을 경유하는 원유 및 연료유 거래가 위축될 수 있으며, 아시아 전체 해상 물류 네트워크에도 공급 불안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미국의 제재는 단순한 원유 가격 변동을 넘어 국제 해상 운송과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선박용 연료비 급등과 공급망 혼란은 향후 아시아-미국 간 해상 운임과 글로벌 물류 시장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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