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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대변인 제거…가자지구 공세 확대의 분수령 되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의 오랜 군사 대변인을 사살했다고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표적 제거를 넘어, 이스라엘이 향후 공세를 확대할지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하마스의 상징적 인물 제거

이스라엘군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에 제거된 인물은 하마스 내부에서 군사 행동과 대외 선전을 동시에 담당해 온 핵심 간부였다. 그는 국제 언론과의 접촉 창구 역할을 맡아 하마스의 입장을 대변했고, 무장 저항 활동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데 앞장섰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인물이 제거됨으로써 하마스의 대외 메시지 발신 능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그는 단순한 언론 담당자가 아니라, 하마스 내부 전략 결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라며 “그의 사망은 하마스 조직 내 결속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안각료회의와 맞물린 발표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을 공식 발표한 시점도 주목된다. 사살 소식은 예루살렘에서 열리고 있던 보안각료회의와 동시에 알려졌다. 회의의 핵심 의제는 가자지구 공세 확대 여부였으며, 이 발표는 사실상 군사적 결정을 뒷받침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현재 이스라엘 내각은 하마스 잔여 전력에 대한 추가 압박을 놓고 의견이 갈린 상태다. 일부 강경파는 가자 전역에 대한 전면 공세를 주장하는 반면, 신중론자들은 국제 사회의 비난과 인도적 위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간인 피해와 국제 사회의 우려

가자지구 내에서는 이미 수개월째 공습이 이어지며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의료 당국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이와 여성이다. 이번 사건 이후 보복성 교전이 격화될 경우 인도적 위기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는 즉각 휴전을 촉구하며 “양측의 무력 충돌이 계속될 경우, 가자지구 주민 수백만 명이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마스의 대응 전망

하마스는 아직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순교”로 규정하며 결속을 다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하마스는 고위 간부가 제거될 경우 대규모 로켓 발사나 보복 공격으로 대응해 왔다.

하마스가 어떤 형태로 반격에 나설지에 따라 향후 사태의 전개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연계 가능성, 혹은 서안지구 내 시위 확산이 현실화될 경우, 분쟁은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

국내 정치적 효과

이스라엘 정부로서는 이번 작전이 국내 여론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최근 들어 민간인 피해 확대와 장기전의 피로감으로 인해 전쟁 지지 여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보안각료회의를 통한 공세 확대 논의 역시 강경한 대중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세질 경우 정치적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휴전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스라엘이 무력만으로 분쟁을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적 파장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차원을 넘어, 국제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동 지역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여러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오랫동안 지역 갈등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특히 미국 대선 국면에서 이스라엘 문제는 주요 외교 현안으로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 친이스라엘 노선을 강조하고 있으며, 민주당 측은 인도적 문제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은 양측의 외교 정책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대변인 제거가 단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성과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하마스의 선전 역량이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있지만, 조직은 이미 분산적 구조와 대체 인물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인 피해가 누적될수록 국제 여론은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돌아설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는 오히려 ‘피해자 이미지’를 활용해 지지 기반을 넓힐 수도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갈등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스라엘이 공세를 확대할지, 하마스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그리고 국제 사회가 어떤 압력을 가할지가 향후 중동 정세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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