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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 내 화물 열차가 운행 중인 실제 현장. Transnet 화물망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본격화되는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출처: RailFreight.com |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국가 소유 물류기업인 Transnet의 화물 철도망을 민간 기업에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노후 장비 부족, 유지보수 지연, 전선 절도 및 인프라 파손 등으로 인해 심각한 물류 차질을 겪어온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운송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 투자를 촉진해 국가 물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조치로 남아공 운송부는 25개 기업의 신청을 검토한 끝에 Grindrod를 비롯한 11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으며, 이들은 현재 운영 세부 조건 협상에 들어갔다. 선정된 기업들은 국영 네트워크 내 41개 주요 노선에서 화물 운송을 수행하게 되며, 슬롯 계약 기간은 1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다양하게 설정된다. 운송 화물은 석탄, 철광석, 크롬, 망간, 설탕, 연료 등 주요 벌크 자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Barbara Creecy 남아공 운송부 장관은 “민간 기업의 참여는 Transnet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국가 물류망의 운송력을 보완하고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이번 결정이 물류 병목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개방 정책을 통해 연간 약 2,000만 톤의 추가 운송 능력을 확보해 2029년까지 연간 2억5천만 톤 운송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노후 인프라 문제 해결과 신규 장비 투자 활성화를 통해 향후 1,000억 랜드(약 7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성공하려면 인프라 보강과 항만 연계성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Transnet의 화물 운송량은 2017~2018년 226만 톤에서 2023~2024년 152만 톤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민간 트레인 운영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물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어렵고, 항만 하역 능력 확충과 철도 노선 안전성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물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남아공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산 자원 수출 중심의 남아공 산업 구조상 철도 운송의 안정성 확보는 국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며, 이번 정책이 광산업·에너지·농산물 공급망 전반에 걸쳐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남아공 정부는 35년간 이어진 국영 Transnet 독점 체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본격 도입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민간 투자 확대와 철도 인프라 보강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개방 정책이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향후 정부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