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1일, 남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설치해 온 일부 선전용 확성기를 철거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군은 지난주 DMZ 남측 구역에 설치되어 있던 확성기 철거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군 감시 장비를 통해 북측에서도 유사한 철거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로써 수년간 한반도 군사적 긴장의 상징으로 자리했던 확성기 방송 시설이 일부 구간에서 사라지게 됐다.
확성기는 오랫동안 남북이 심리전 수단으로 활용해 온 대표 장비다. 남측은 북한의 도발이나 핵실험, 군사적 긴장 고조 국면에서 대북 방송을 재개하며 정치적 메시지, 국제 뉴스, 한국 대중음악 등을 송출해 왔다. 반면 북측은 남측 비판 방송과 선전 구호로 대응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확성기 방송은 군사분계선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철거 조치는 양측 모두에서 관측된 만큼, 일각에서는 남북 관계가 일시적으로나마 완화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DMZ 일부 지점에서 확성기를 제거한 것이 사실이며, 남측에서도 해당 장비를 철거했다”면서도 “북측이 전체 지역에서 철거를 진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을 상징적 제스처로 해석한다. 한국국방안보포럼 관계자는 “확성기 철거는 상대방을 향한 심리전 수단을 줄이는 조치로, 긴장 완화의 의지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며 “다만 단기적 조치인지, 장기적 신뢰 구축의 출발점인지는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월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과거에도 훈련 시기마다 북한이 강경 발언과 무력 시위를 반복한 전례가 있어, 이번 완화 기류가 유지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훈련을 명분으로 확성기 방송이나 군사 행동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이 동시에 심리전 장비를 줄이는 모습은 흔치 않다. 과거에도 부분적 철거 사례는 있었지만, 이를 토대로 신뢰 구축이나 대화 국면이 장기적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이번 조치가 단발적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향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몇 주간의 한반도 정세가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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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경계 인근에서 대기중인 군인의 모습 출처: US Army 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