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전 지구 생태계에 ‘적신호’…84% 산호 백화, 생물다양성 붕괴 가속화

WWF·NOAA “산호초 84% 백화, 복원력 한계 임박”… 기후변화·해수온 상승이 결정타
백화 현상을 겪고 있는 산호초. NOAA는 이번 사건을 사상 최악의 글로벌 산호 백화로 분류했다. (출처: Mongabay / The Ocean Agency / XL Catlin Seaview Survey)
2025년, 지구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세계경제포럼과 함께 발표한 ‘2025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인류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환경 리스크로 ‘극한 기상’, ‘생물다양성 붕괴’, ‘지구 시스템 변화’를 동시에 꼽았다. 이 세 가지는 단일한 사안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인류 생존 기반을 흔드는 복합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산호 생태계가 받는 타격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와 ICRI(국제산호초 이니셔티브)는 2023년부터 시작된 전 지구적 산호 백화 사태를 ‘제4차 글로벌 산호 백화 이벤트’로 공식 분류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2025년 3월 기준 전 세계 산호의 약 84%가 열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으며, 최소 82개국 이상의 해역에서 백화 현상이 보고됐다. 1998년, 2010년, 2014~2017년의 백화 사건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해수면 온도 상승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지구 평균 해수 온도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20.87°C를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산호의 공생 조류를 이탈시키는 온도 역치(약 1°C 상승)를 훌쩍 넘은 것이다. 호주의 대표적 산호초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올해 단일 해에만 살아 있는 산호 피복률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초는 해양 생물의 약 25%가 서식하는 공간으로, 어업 자원뿐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방파제 역할도 수행한다. 따라서 산호 생태계의 붕괴는 곧 해양 식량 안정성, 해안 거주지 보호, 해양 산업의 생계 기반 전반에 위협이 된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경고는 이어지고 있다. WWF가 발표한 ‘2024 리빙 플래닛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야생 척추동물 개체 수는 평균 73% 감소했으며, 민물 생물종의 경우 최대 85%가 사라졌다.

WWF는 이러한 현실을 두고 “기후 변화만큼이나 생물다양성의 붕괴도 글로벌 리스크로 인식해야 하며, 향후 5년 내에 구조적 전환이 없을 경우 생태계의 복원력은 회복 불가능한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2025년 전 세계는 생물다양성 위기와 산호 백화라는 이중 충격에 직면해 있다. 단기적 대응을 넘어 해양 보호구역 확대, 해수 온도 감시 강화, 플라스틱 오염 방지, 탄소 배출 감축 등 총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주요 참고자료:
WWF Global Risks Report 2025
NOAA Coral Reef Watch
ICRI 공식 발표 자료
Reuters, 2025.04.23
The Guardian, 2025.08.05
Earth.org, 2025.04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