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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HL Freight 트럭이 유럽 내 철도-도로 복합 운송(intermodal freight) 허브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 중인 장면 출처: DHL Freight 공식 보도자료 |
2025년 2분기, 글로벌 물류기업 DHL은 예상을 웃도는 수익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하지만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업계 전반에는 합병, 창고 수요 증가, 철도 인프라 재편 등 구조적인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DHL은 2분기 영업이익(EBIT)으로 약 14억 3천만 유로(€1.43B)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치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다. 반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9% 하락한 198억 유로 수준에 머물렀다. DHL은 효율 중심의 비용 절감 전략이 수익성 방어에 주효했다고 평가하며, 연간 EBIT 목표를 최소 60억 유로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M&A를 제외한 기준에서도 연간 약 30억 유로의 자유 현금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DHL의 CFO 멜라니 크라이스(Melanie Kreis)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비용 구조 재편이 성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DHL은 공급망 병목 완화, 창고 운영 최적화,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한편, 물류업계 전반에서는 보다 거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철도업계에서는 Union Pacific과 Norfolk Southern이 약 8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미국 최초의 대륙 횡단 화물 철도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약 27억 5천만 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규제 당국의 승인과 노조의 반발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창고 부문에서는 전자상거래 확대와 생산 거점의 근거리 이전(near-shoring) 현상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의 부동산 운용사 LondonMetric은 최근 약 7억 파운드 규모의 창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으며, 전체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이 물류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합종연횡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DSV는 2025년 상반기 DB Schenker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세계 2위 운송사로 도약했다. DSV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수송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조정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시장 점유율 확대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고금리 시대, ESG 대응 등 복합적인 외부 요인이 기업들로 하여금 ‘재정렬(reconfiguration)’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2025년 물류산업은 단기적인 수익성 방어와 장기적인 구조 혁신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DHL의 수익 개선은 철저한 내부 효율화의 결과이지만, 그 이면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인프라 재편, 물류 거점 확장, 인수합병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이 변화의 방향을 읽지 못한다면, 생존조차 쉽지 않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참고자료
Reuters, “DHL Q2 profit beats expectations, helped by cost controls” (2025.08.05)
The Times, “LondonMetric strikes £700m deal to expand warehouse portfolio”
WSJ, “Logistics Giant DSV hits pause on U.S.-Mexico investments”
Wikipedia, DB Schenker M&A 기록
Reuters, “Major rail mergers that reshaped US fre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