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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은 끝이 아니다… 수익을 만드는 역물류와 순환경제 전략의 부상

팔고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되돌아오는 물류가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자동화된 분류 시스템이 반품 상품을 정렬하고 재고 확인 흐름을 관리 중인 설비 모습. 출처: Beumer Group
2025년, 글로벌 물류업계는 '되돌아오는 물류'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판매 이후의 흐름, 즉 반품과 회수, 재유통이 물류 전략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단순한 비용 항목으로 취급되던 ‘역물류(Reverse Logistics)’가 기업의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미국 e커머스 시장에서는 반품 규모가 약 8,900억 달러에 달했다.
구매자의 기대치 상승과 '쇼핑 테스트' 문화의 확산은 반품 비율을 끌어올렸고, 기업 입장에서는 반품 한 건당 최대 15유로(약 2만 원)의 처리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게다가 사기성 반품, 단순 변심, 고의 훼손 등의 사례도 적지 않아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글로벌 유통 및 물류 기업들은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하고 있다.
단순 회수나 폐기를 넘어, 반품 상품을 재포장, 재정비, 재유통하는 구조를 통해 되돌아온 상품을 다시 가치 있는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확산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리커머스(재판매) 플랫폼 운영, 부품 회수 후 리퍼비시 제품 재출시, 또는 기부와 재활용을 통한 ESG 이미지 제고 방식 등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 전반의 데이터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역물류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8,410억 달러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7~10% 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창고 자동화 기술, 인공지능 기반 반품 예측 시스템, 지역별 반송 허브 운영 등 기술 융합형 리버스 물류 서비스(RLaaS)도 주목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반품이 도착하기도 전에 재고 및 수요 데이터를 분석해 재배치를 준비하거나, 반품 없이 환불하는 ‘무반품 환불(returnless refund)’ 정책을 시범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비용 절감이나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ESG 경영과 순환경제 전략의 핵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감축, 폐기물 저감, 지속 가능한 유통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회수된 상품을 자사 플랫폼이나 협력 채널을 통해 재유통하는 방식으로, 환경 부담은 줄이고 경제적 가치는 회수하는 모델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소비자 인식도 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글로벌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수선 또는 재사용 제품의 구매 경험을 갖고 있으며, 배송 및 반품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고려해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과거에는 ‘되돌아오는 물류’가 곧 ‘손해’를 의미했다면, 이제는 ‘되돌아오는 물류’가 ‘가치를 되살리는 과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역물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부담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을 잇는 두 번째 물류 전략이다.
2025년 이후의 물류 혁신은 누가 더 많이 팔았느냐보다, 누가 더 잘 돌려받고 되살려냈느냐로 평가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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