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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한국산 수출품 15% 관세 적용, 美에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미국과 한국이 장기간 조율해 온 새로운 무역협정이 마침내 공식 발표됐다.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은 기존 25%에 달했던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15%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며, 한국은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가 2025년 8월 1일부로 예고한 신규 관세 정책 시행 시한 직전에 이루어졌으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양국 간 상호 협력의 틀을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철강 등 주력 품목, 관세 부담 완화
이번 협정의 핵심은 한국산 자동차 및 철강제품에 부과되는 미국의 수입 관세를 15%로 설정한 것이다. 이는 기존 25%에 달하던 수준에서 10%포인트가량 낮아진 수치로, 그간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던 한국 기업들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자동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내 수요 회복과 함께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실제로 협정 발표 직후 일부 기업의 주가에 단기적인 변동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 미국에 총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한국 정부와 주요 민간 대기업들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향후 5년간 미국 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역은 다음과 같다.

1,500억 달러: 선박, 조선, 해양 설비 등 제조 기반 확대

1,000억 달러: 에너지(특히 액화천연가스, LNG) 장기 구매 계약 체결

1,000억 달러: 반도체·바이오·2차 전지 등 첨단 산업 설비 투자

이 중 에너지 분야 투자는 미국 내 자원 개발 기업들과의 장기 계약 체결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 밝혀졌다.

전략적 의미: 공급망 강화와 동맹 협력
이번 협정은 단순한 관세 조정 차원을 넘어 한미 양국의 전략적 경제 동맹 강화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미국은 최근 중국 및 기타 경쟁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우방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에 발맞춰 미국 내 실물 투자 확대를 약속한 셈이다.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단기적인 시장 관세 문제를 넘어선, 공급망 안정화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전략적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며 “향후 바이든 또는 차기 정권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일정 및 과제
한국 정부는 향후 2주 이내 워싱턴 방문을 통해 후속 협정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에너지 구매 조건, 반도체 공장 부지 제공, 규제 완화 조건 등에 대한 세부 협의가 남아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정치적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가 일시적 혜택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향후 정권 교체 또는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협정 이행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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