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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V, DB Schenker 인수 완료…글로벌 물류 지형 다시 쓴다

2분기 실적은 기대 소폭 하회…“시너지 효과는 중장기 목표”
DSV 본사 외벽에 부착된 대형 로고 – DB Schenker 인수 이후 글로벌 통합 브랜드로서의 상징성 강조 출처: Alamy via WorldCargo News
덴마크의 대표적인 종합 물류기업 DSV가 독일 국영 철도기업 도이체반(Deutsche Bahn)의 물류 자회사인 DB Schenker를 약 143억 유로(한화 약 15조 8천억 원)에 인수 완료하며, 글로벌 포워딩 시장의 판도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번 인수는 2024년 발표 이후 약 8개월간의 규제 심사 및 승인 절차를 거쳐 2025년 4월 말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

DSV는 이미 Panalpina, UTi Worldwide, Agility Global Integrated Logistics 등 대형 물류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외형을 확대해 온 가운데, 이번 DB Schenker 인수는 단일 거래로는 최대 규모이며 DSV 역사상 가장 전략적인 투자로 평가받는다. 인수 완료 이후 DSV는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 약 16만 명의 직원을 두고, 연간 매출 기준으로 DHL, Kuehne + Nagel을 위협하는 세계 1~2위권 물류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대규모 인수에 따른 기대감과는 달리, 최근 발표된 2025년 2분기 실적은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DSV는 올해 4~6월 기간 동안 특수 항목을 제외한 영업이익(EBIT)이 약 47억 3천만 덴마크 크라운(약 7억 2,500만 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8억 5천만 크라운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DSV는 실적 발표와 함께 2025년 전체 영업이익 전망 범위인 195억~215억 크라운을 유지한다고 밝혔으며, 향후 분기 실적에 따라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DSV의 CEO 옌스 룬드(Jens Lund)는 공식 성명을 통해 “올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해이지만, Schenker와의 통합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고객 대응 역량과 운영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2028년까지 연간 약 90억 크라운(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 목표를 분명히 했다.

DB Schenker는 그간 독일 철도공사 산하에서 유럽 내 육상 운송에 강점을 보여 왔으며, 항공 및 해상 포워딩 부문에서도 글로벌 고객을 다수 확보해 왔다. DSV는 이번 인수를 통해 특히 유럽 내 육상 운송 네트워크의 보강은 물론, 항공·해상 물류의 규모 확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통합 이후 DSV의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End-to-End Logistics’ 전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고, 이는 경쟁사 대비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점유율 확대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 물류시장의 연결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항만 거점에서 DSV의 영향력이 강화될 경우, 아시아-유럽 구간의 운송 물량 분산 및 단가 재조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DSV는 DB Schenker의 기존 인력 및 고객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조직 통합 과정에서의 중복 최소화, IT 시스템 통합, 프로세스 재정비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익성 확대보다는 3~5년 단위의 시너지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이에 따른 일정 수준의 비용 증가를 감안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DSV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으며, 공급망 재편과 운송 수단 다변화가 가속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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