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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물류의 미래, 드론이 연다…잠비아서 10시간 → 3시간으로 단축된 생명선

도로 없는 생명선에 날개 달다
에스와티니 의료 드론 이륙 준비 (출처: Health Policy Watch)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드론이 생명을 구하는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 2025’에서는 의료 물류 분야에 드론을 적용한 구체적인 사례가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발표자는 세계은행 소속 보건경제 전문가 Yi Zhang 박사로, 드론이 혈액·백신·응급약품을 빠르게 공급함으로써 생명과 직결된 의료 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잠비아 사례를 언급했다. 이 지역은 의료시설이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기본적인 혈액 수송에만도 도로 기준으로 최대 10시간 이상 소요되곤 했다. 그러나 드론을 도입한 이후, 동일한 거리를 단 3시간 만에 주파하면서 의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시간 단축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백신 냉장 운송, 출혈 환자 혈액 수급, 응급 약물 전달 등 시급한 상황에서 ‘몇 시간’은 곧 생사의 갈림길이 되기 때문이다.

드론 기반 의료 물류는 기존 수송 수단의 한계를 넘어선다. 특히 산악지대, 침수 지역,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인 지역에서는 도로 접근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비행을 기반으로 하는 드론은 대체 불가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물류’의 대표 주자로서 드론이 가진 잠재력은 이미 여러 국제기구와 NGO, 스타트업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드론 배송 플랫폼을 개발 중인 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자체 ‘드론 물류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의료용 드론 시장이 2023년 약 2억 8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2년에는 약 1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응급상황 대응을 넘어서, 향후 원격진료 및 병원 간 협진 시스템과 연계된 물류 인프라로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한다.

현재는 시범 운영 단계에 불과하지만, 의료 드론은 향후 보건 정책과 물류 기술이 만나는 접점으로서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재해, 전염병 확산, 전쟁 등 대형 재난 상황에서 드론을 활용한 긴급 대응 체계는 미래 물류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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