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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인도, ‘레질리언스 물류’ 전략 강화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신뢰 가능한 물류 허브’로 도약 중인 인도
인도 북동부 아삼(Assam) 주의 조기홉파(Jogighopa) 지역에 건설 중인 멀티모달 물류 파크(MMLP). 철도, 도로, 수로를 통합한 복합물류 구조로, 동북부 내륙 물류의 레질리언스 강화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세,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병목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인도는 물류 전략의 중심을 기존의 ‘효율성’에서 ‘레질리언스(회복력)’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물류비 절감에 그치지 않고, 위기 발생 시에도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2025년 들어 인도는 철도, 도로, 항만, 창고 등 전반적인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멀티모달 물류 파크(MMLP)’와 ‘전용 화물 철도망(DFC: Dedicated Freight Corridor)’ 확대다. 이들 사업은 국가 단위의 종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인도 내륙에서 항만까지의 물류 흐름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경제 매체 『The Economic Times』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PM Gati Shakti’라는 명칭의 국가 종합 물류 계획을 통해 도로, 철도, 해상, 항공, 전력, 통신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약 100조 원(1.2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PPP(민관 합작)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도입된 ‘전용 화물 열차’ 시스템은 기존의 여객 중심 철도와는 분리되어 운영되며, 화물 전용 네트워크로서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운송 효율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덕분에 물류 시간 단축과 손실 감소는 물론,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도 자국 중심의 내륙-해상 연계 물류 운영이 가능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략이 인도를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물류 허브’로 탈바꿈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제조업체와 유통 기업들 역시 인도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및 유럽 시장과의 연결성 확보 차원에서도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편, 물류 회복력을 강화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단기적인 비용 상승, 토지 확보 문제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인프라 통합 및 민간 참여 유도 전략은 실행력을 높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인도의 물류 안정성과 전략적 자립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축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레질리언스 중심 물류 전략은 향후 아시아 전체 물류 지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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