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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아세안이 교역·투자 협력 강화를 논의한 라운드테이블 현장 모습. 출처: Bing 이미지 |
한국 중소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세안(ASEAN) 시장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과 제도 변화로 대미(對美) 수출이 위축되면서 아세안이 새로운 수출 활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주요 교역 상대국 가운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지에 민관 합동 수출개척단을 파견해 혁신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한-ASEAN 자유무역협정을 기반으로 협력기금을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은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에 안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 진출은 결코 쉽지 않다. 국가마다 다른 기술 규제와 인증 절차가 존재하고, 복잡한 통관 과정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세안 지역은 역내 무역자유화를 통해 관세 장벽을 크게 낮췄지만, 여전히 비관세 장벽이 시장 진입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지 규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류망과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세안 지역의 인프라는 개선되고 있지만, 항만 혼잡과 내륙 운송망 부족으로 운송 비용은 여전히 높다.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동 운송, 현지 물류 허브 활용 등 효율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운송 안정성과 납기 예측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인구 증가와 도시화, 중산층 확대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경제 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과 ESG 요소 강화를 통해 아세안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세안 시장은 한국 중소기업에게 단순한 대체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축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규제 대응과 물류 경쟁력 확보라는 숙제를 풀어야 그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맞물릴 때, 아세안은 한국 수출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