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5년 9월 8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의 최종 지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북한 매체는 이를 “국가 방위력 강화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표현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번 시험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 전략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체연료 엔진은 액체연료 기반 엔진과 달리 연료를 미리 충전해 보관할 수 있어 발사 준비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아진다.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직전 연료 주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위성이나 정찰 자산에 의해 사전 탐지가 가능했다. 반면 고체연료 엔진은 이동식 발사 차량과 결합할 경우 은밀성과 기동성이 크게 강화된다. 즉, 상대국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 훨씬 더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특성이 북한에게 “기습 발사 능력”이라는 새로운 군사적 옵션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수년간 중·단거리 고체연료 미사일을 시험하면서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번 시험이 장거리 엔진에까지 확장됐다는 점에서,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 구축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발표 직후 한국과 일본은 합동 감시 태세를 강화했고, 미국도 동맹국과의 정보 공유를 확대했다. 워싱턴의 한 군사 전문가는 “고체연료 ICBM은 발사 준비 신호가 거의 없어 요격 체계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동북아 방어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짧은 준비 시간만으로 발사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미사일 방어망이 제공하는 ‘반응 시간’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이는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일본, 괌 등 동북아의 주요 거점이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도 주목된다. 두 나라는 공개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이 단순히 군사 기술 진전을 넘어서, 동북아 지역 세력 균형에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공개한 시점에도 의미가 있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북한은 고체연료 엔진 기술 성과를 과시하며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이 성과를 향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과거에도 북한은 미사일 시험 성과를 대외 협상에서 전략적 지렛대로 삼아왔다.
또한, 이번 발표는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체제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대내적으로 “강력한 국방력”을 강조하며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고체연료 장거리 엔진 시험이 곧바로 실전 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다탄두 운용 여부, 정밀 유도 체계 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발사체에 장착해 시험 발사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기술 완성도를 단정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엔진 시험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완전한 ICBM 체계 확보까지는 추가 단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한층 고도화하는 과정의 중요한 분기점임은 분명하다. 국제사회는 향후 북한이 실제 시험 발사나 실전 배치를 시도할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미 연합 훈련과 미사일 방어망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향후 대북 압박 수위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고체연료 엔진 시험 성공은 단순한 기술 성과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군사적 긴장과 외교적 셈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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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U.S. Army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