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아시아 물류시장은 뚜렷한 이중 성장 양상을 보였다. 인도는 창고 수요와 임대 시장의 급등세를 나타냈고, 중국은 자국 물류 기업의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며 시장 지형을 재편 중이다. 이 두 국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 부상하고 있다.
인도, 전자상거래가 이끄는 물류 수요 폭발
2025년 1~6월 동안 인도의 산업·물류용 부동산 임대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약 2,710만 제곱피트(ft²)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3자 물류(3PL) 기업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수요를 주도했으며, 전자상거래 분야는 전체 임대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주요 도시 중에서는 델리 수도권 지역이 가장 많은 수요를 흡수했고, 방갈로어와 하이데라바드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며 수도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분산형 성장도 함께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델리주는 ‘2025 물류·창고 정책(Logistics & Warehousing Policy 2025)’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은 물류 체증 완화와 환경 개선을 핵심 목표로 하며, 24시간 운영 인프라 확대, 친환경 연료 차량(CNG 및 전기차) 전환, 디지털 배송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이외에도 도심 내 배송 허브 구축과 함께 민관협력(PPP)을 통한 전용 하역 공간 설치도 계획되어 있다.
중국, 물류 기술 경쟁과 글로벌 인프라 확장 본격화
한편 중국은 물류창고 공실률 안정화와 함께 기술 중심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중국 본토의 프리미엄 물류창고 공급량은 1억 3천만 제곱미터를 상회했으며, 신규 공급은 약 82만 제곱미터 규모였다. 다만 임대료는 다소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기술 분야에서는 대형 디지털 운송 플랫폼인 ‘만방(Full Truck Alliance)’이 AI 기반 배차 및 냉동 물류 확장으로 효율성을 높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해당 기업은 2024년에 이어 2025년 상반기에도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에도 돌입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 징둥(JD.com), 메이투안(Meituan)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초고속 배송 체계를 강화하며 이른바 ‘즉시 소매’(instant retail)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에 대응해 북미 지역 물류창고 임대 및 자산 인수에 속도를 내며 공급망 재편 전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기술 혁신과 함께 대외 물류 인프라 확장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흥시장 주도권 경쟁, 물류를 중심으로 재편
인도와 중국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물류 산업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인도는 전통적 공급망 구조를 개방형·수요 기반 구조로 전환하며 급속히 확대 중이고, 중국은 기술과 자본을 무기로 글로벌 물류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두 국가는 향후 글로벌 물류 질서 재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