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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c |
우리나라 일반계 고등학생 절반가량이 하루 6시간도 채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수면 부족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일반고 재학생 2,2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2024년 기준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6.7%에 달했다. 이 가운데 5시간 이상 6시간 미만이 29.7%, 5시간 미만이 17.0%로 나타났다. 평균 수면 시간은 6.0시간으로, 청소년 권장 수면 시간인 8시간에 한참 못 미친다.
수면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온라인 강의와 숙제 등 가정학습’(25.5%), ‘학원·과외 등 사교육’(19.3%), ‘야간자율학습’(13.4%)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는 청소년의 삶이 학교 밖에서도 여전히 ‘공부’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업 부담은 정신 건강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조사에 따르면 일반고생의 30.5%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 중 절반 가까이(46.4%)가 성적과 학업 스트레스를 꼽았다. 진로 불안을 이유로 든 학생도 25.2%였다.
행복감 조사에서도 학생 5명 중 1명(19.5%)이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불행의 이유로는 ‘성적과 학업 부담’(54.9%)이 가장 많았고, ‘진로 불안’(24.0%)이 뒤를 이었다. 특히 10명 중 4명(38.7%)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혀 교육 환경의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학업 성취 중심의 교육 구조가 학생들의 수면 부족과 정신적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혜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기의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와 우울감,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입시 위주의 교육을 넘어, 청소년이 스스로를 돌보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수면권과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교육청은 야간자율학습을 줄이고, 늦은 등교제 도입을 검토 중이나 실효성 있는 실행까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