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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2016년 사회를 뒤흔든 ‘김포 3살 조카 살인 사건’이 사실상 가족 내 장기 성폭력 범죄의 말미에 벌어진 비극이었다는 사실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당시 언론 보도에서는 “이모가 조카를 발로 차 살해했다”는 자극적인 제목이 붙었지만, 수사 결과 드러난 진실은 훨씬 더 잔혹했다. 숨진 아이는 조카가 아닌, 형부에게 성폭행당해 낳은 여성 A씨의 친아들이었다.
A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고교 재학 시절이던 19세 무렵부터 형부의 성폭행에 시달렸다. 형부는 병약한 아내를 대신해 조카를 돌봐주러 온 A씨를 협박과 폭력으로 지배했고, 임신하면 강제로 낙태시키기도 했다. A씨는 그렇게 세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들은 모두 형부 부부의 호적에 올랐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형부의 집에서 언니 부부의 자녀 2명과 자신이 낳은 아이 3명을 함께 양육하며 살아야 했다. 언니는 남편의 폭력과 위세에 눌린 채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막지 못했다.
A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형부에 대한 분노와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신을 성폭행한 형부를 닮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고, 사건 당일 3살 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자 폭발적인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폭행을 가했다. 아이는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처음에 “조카를 발로 찼다”고 진술했으나, DNA 검사 결과 숨진 아이는 그녀의 친자식으로 확인됐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그가 수년 간 형부에게 성폭행당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언론과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형부는 조사 내내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다른 남자일 것”이라며 거짓 진술을 반복했다. 하지만 DNA 결과에서 세 아이 모두 자신의 친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범행이 명백히 입증됐다. 법원은 형부에게 아동학대와 성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그녀의 삶은 사회적 비극의 한 단면”이라며 “범행은 용서할 수 없지만, 그 생애가 겪은 폭력과 고통 또한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일가족 비극이 아니라, 장애인 여성의 성적 착취와 가정 내 위계 폭력, 그리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회적 경고로 읽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지적장애 여성들은 가정 내에서도 범행을 인지하거나 신고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김포의 한 시민은 “당시엔 ‘아이를 학대한 이모’로만 보도됐지만, 사실상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린 사건이었다”며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취약계층에 대한 성폭력 감시망과 실질적인 보호 제도가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