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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무인화 바람이 식음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배달기사에게 ‘포장 업무’까지 맡기는 무인매장이 늘어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가서 직접 포장했다”는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배달기사는 “영수증이 널려 있는 매장에서 내 배달 건을 찾아 직접 물건을 담고 나왔다”며 “다음에는 다시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사도 “매장에 ‘자율포장 부탁드립니다’라고 써 붙여 놓았다”며 “날로 먹는 무인매장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셀프 포장’ 방식은 위생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식품위생법상 조리·포장 등 식품 취급 업무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보건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배달기사들은 매장 직원이 아닌 단순 운송 인력으로 분류돼 있어, 보건증이 필요 없다. 한 음식점 위생 관계자는 “보건증 없이 타인이 식품을 포장하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는 배달기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배달의 민족’은 라이더들에게 ‘영수증과 포장 내용물 일치 여부’를 확인하라고 권고하지만, 해당 매장들이 포장을 맡기면 오배송 발생 시 기사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한 라이더는 “포장 실수가 나면 환불이나 재배달을 기사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배달 플랫폼들도 대응에 나섰다. 배달의 민족은 ‘셀프 포장 무인매장’ 신고를 접수받아 단속 중이며, 쿠팡이츠 역시 “직원이 없는 시간대엔 영업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매장은 주문 상품을 포장해 영수증을 부착한 상태로 제공해야 하며, 배달기사가 포장을 대신하는 것은 약관 위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사들 사이에서는 ‘무인매장 주문 거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셀프 포장 매장은 아예 안 받는다”, “시간만 낭비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 역시 “위생이 우려된다”, “직원이 없이 장사하려면 무인자판기로만 해야지, 배달기사에게 포장까지 맡기냐”며 비판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인매장의 운영 효율화가 결국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무인 시스템은 인건비 절감에는 도움이 되지만, 인건비를 줄이려다 기본적인 식품위생과 고객 신뢰까지 잃는다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플랫폼과 정부 차원에서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