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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ABC Australia (산불 현장 소방관 활동 장면) | 
2025년 9월, 전 세계는 기후위기가 더 이상 추상적 위협이 아닌 현재의 현실임을 다시 확인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기후 변화가 얼마나 극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세계 기상 귀속 분석 네트워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산불을 불러온 폭염과 건조한 기상 조건은 현재의 기후 상황에서 발생할 확률이 산업화 이전보다 40배 높아졌다. 과거에는 50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할 기상이 이제는 15년에 한 번꼴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역시 기록적인 여름을 경험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여름 평균 기온은 16.1도로 집계돼,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8년의 15.76도를 넘어섰다. 이는 기후 변화가 극단적 폭염의 발생 빈도를 크게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이런 수준의 폭염이 340년에 한 번 나타났지만, 현재 기후 조건에서는 5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영국의 생태계와 사회 전반을 압박하는 즉각적 과제가 되고 있다.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은 솔로몬제도에서 열린 포럼에서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최우선 의제로 다뤘다.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일부가 잠식되고 있는 이들 국가는 공동성명을 통해 기후 대응과 해양 보존을 촉구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이 회의에서 배제되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기후 논의마저 가로막고 있다는 현실도 드러났다.
2025년 9월의 일련의 사건들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다층적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산불과 폭염은 일상이 되었고, 해수면 상승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며, 국제 협력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여전히 불안정하다. 과학적 데이터와 국제사회의 경고가 일치하는 지금, 기후위기는 더 이상 선택적 논의가 아닌 인류 생존의 최우선 의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