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거점 ‘조건만남 사기단’ 157명 검거…“쿠팡로켓매칭” 등 이름 속여 110억 원 빼돌려
    • 유명 기업명 도용한 조건만남 사이트 운영, 피해자 339명 발생
      “인증 실패로 다른 사람 피해” 속여 추가금 유도…정교한 심리조작 수법
      경찰, 인터폴 공조해 해외 도피 총책 추적 중
    •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온라인 조건만남·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던 범죄조직 2개가 국내 경찰 수사망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대표적인 초국가 사이버 사기 범죄”로 규정하고, 해외 총책 추적에 국제 공조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일 “범죄단체 구성·가입 및 사기 등 혐의로 A조직과 B조직 소속 157명을 적발하고, 이 중 4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52명은 불구속 송치됐으며, 나머지 63명은 해외 체류 중으로 인터폴을 통한 공조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조직은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활동하며 ‘당근만남’, ‘출장의 민족’, ‘쿠팡로켓매칭’ 등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한 상표를 도용한 조건만남 플랫폼을 운영했다. 해당 사이트들은 ‘성매매가 가능한 만남 중개’를 내세워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인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 ‘인증 과정’이 사실상 실패하도록 설계된 조작 시스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매크로 방지용 그림 입력 수준의 테스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패하도록 조작되어 있었다”며 “실패 시 피해자에게 ‘다른 가입자에게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추가 결제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정교한 역할 분담 체계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플랫폼 개발을 맡은 기술팀, 홍보용 SNS 계정을 운영한 마케팅팀, 피해자 응대를 담당한 실행팀으로 나뉘어 활동했고, 관리자-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위계 구조로 운영됐다.

      A조직의 피해자는 147명, 편취 금액은 약 64억 원으로 추산된다. 검거된 인원 대부분은 20대로, 채무나 도박 빚에 시달리다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강제로 감금되거나 폭행을 당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B조직은 라오스 국경 근처 캄보디아 바벳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한 중국계 조직이다. 이들은 2024년 4월부터 약 1년간 가짜 여행 숙박 및 투자 사이트(lleoburnettt.com, triphostkr.com)를 만들어 피해자에게 “동남아 숙박업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였다.
      처음에는 일부 배당금을 지급하며 신뢰를 쌓다가, 피해자들이 큰 금액을 송금한 시점에 연락을 끊는 수법이었다.

      B조직의 피해자는 192명, 피해 금액은 약 46억 원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해 4월 해당 조직의 자금흐름을 파악해 일부 계좌를 동결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조직원들이 해산 후 라오스·베트남 등지로 분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외 서버와 메신저를 활용해 치밀하게 조직된 초국가 범죄의 전형”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특별대응TF와 협력해 총책 검거와 피해금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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