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PL 업계에서 중소 물류사의 자동화 포기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물류 자동화가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해법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중소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해지면서 오히려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 분류 설비와 무인 이송 장비, 물류 관리 시스템 도입에는 대규모 초기 자본이 필요하다. 설비 구축 이후에도 유지 보수와 시스템 운영을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물량 변동성이 큰 중소 3PL의 경우 자동화 설비를 가동할 만큼 안정적인 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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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fivesgroup |
특히 대형 유통사와 플랫폼 계열 물류사가 대규모 자동화 센터를 앞세워 단가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소 3PL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대형사는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비중을 낮추고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반면, 중소 업체는 자동화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소 3PL 다수는 자동화 확대 대신 기존 인력 중심 운영을 유지하거나 부분 자동화에 그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 도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신규 투자 계획을 중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환경에서 중소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자동화 투자 축소가 다시 인력 의존 심화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숙련 인력 이탈까지 겹치면 운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물류 처리 속도와 품질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동화를 포기한 중소 3PL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물류 자동화를 단순히 설비 도입 여부로 나누기보다 기업 규모와 물동량에 맞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형사 중심의 자동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중소 3PL에 적합하지 않으며, 공용 인프라나 공동 물류 모델 등 대안적 지원 구조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 3PL의 자동화 포기 선언은 개별 기업의 판단을 넘어 국내 물류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동화가 경쟁력의 기준이 되는 환경에서 중소 물류사가 설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2026년을 앞두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