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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토이미지 |
지난해 여름, 많은 시민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은 경기 안산의 ‘여름축제’가 한 대학생에게는 평생 잊기 어려운 사고 현장이 되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해 8월 ‘안산서머페스타 2025 물축제 여르미오’에서 발생한 워터건 사고와 관련해, 안산문화재단 직원 2명과 축제 용역업체 관계자 2명 등 총 4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사고는 공연 도중 발생했다. 당시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던 대학생 A씨는 동료 학생이 쏜 고압 워터건 물줄기에 얼굴을 맞았다. 워터건에는 통상적인 ‘놀이용 압력’보다 훨씬 높은 수압이 걸려 있었으며, A씨는 입술에서 귀, 정수리로 이어지는 약 50cm의 찰과상과 왼손등의 10cm 상처, 그리고 귀 뒤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즉시 응급실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피해자 측은 “공연에 사용된 워터건은 사전에 본 적도 없었고, 누구도 사용 방법을 안내하지 않았다”며 “그런 위험한 장비를 왜 학생이 다루게 했는지 아직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사 결과, 문제의 워터건은 축제 진행 직전 사전 협의 없이 교체된 장비로 확인됐다. 주최 측과 용역업체는 장비의 수압이나 위험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지 않았고, 공연자 대상 안전교육도 없었다. 경찰은 이를 주된 과실로 보고 양측에 형사 책임을 물었다.
반면, 워터건을 직접 쏜 동료 학생 B씨와 안산시 공무원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이 내려졌다. 현장 상황에서 장비가 갑자기 교체되어 위험성을 예견하기 어렵고, 공무원은 행사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피해자 A씨와 가족들은 여전히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고 뒤로 5개월이 지났지만, 재단이나 행사 관계자 모두 연락 한 통 없었다”며 “공공기관이 주최한 행사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지자체 주관 축제의 ‘안전 사각지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비 대여와 운영이 외주화되는 축제 구조에서, 안전관리 인원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한국공연산업안전협회 관계자는 “행사 직전 장비 변경은 가장 위험한 변수지만,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행정기관이 승인 단계부터 장비 안전성 확인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A씨는 회복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1학기를 휴학한 상태다. 그는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워졌다. 다시 공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산시와 문화재단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자와 시민들은 “사과보다 먼저 필요한 건 실질적 변화”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