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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토이미지 |
배우의 꿈을 향해 오디션장을 찾은 신인 배우들에게 또 한 번의 악몽이 펼쳐졌다. 최근 채널A 보도와 경찰 수사 결과, 한 연예기획사 임원 C씨가 신인 배우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이미 2018년에도 같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전력이 있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C씨는 오디션 현장에서 “유명해지고 싶으면 벗을 줄 알아야 한다”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속옷을 벗어보라고 요구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불법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고, 동의하에 관계를 맺은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각서를 쓰게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C씨는 과거에도 “드라마 조연 캐스팅을 약속하겠다”며 여배우 지망생을 유인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 당시 법원은 성범죄자 신상 공개 7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가 다시 업계로 복귀해 동일 범죄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제도적 구멍이 명확히 드러난다.
현행법상 연예기획사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해당해 성범죄자의 취업이 금지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등록되지 않은 기획사나 개인 명의로 활동하는 매니지먼트사는 관리·감독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2023년 여성가족부 점검에서도 등록된 연예기획사에서 적발된 성범죄 전력자는 0.8%에 불과했으나, 무등록 업체에 대한 통계는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허점을 지적하며, 피해자 구제 시스템 개선을 촉구한다. 한국예술산업안전연구소 관계자는 “미성년 연예인뿐 아니라 성인 신인 배우들 역시 취약계층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심리상담, 법률지원, 피해 신고 시스템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예계 내부에서도 “오디션이나 캐스팅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 플랫폼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의무화’와 ‘성범죄 이력자 자동 필터링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우를 꿈꾸는 수많은 청년들이 더 이상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개인의 경계심만이 아니라 제도적 보호망이 필요하다. 피해가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경종’이 되려면, 이번 사건이 단순 범죄가 아닌 연예산업 구조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