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과실로 아기 뇌성마비?”…法 “긴급 상황 단정 어려워” 부모 패소
    • 첫 출산 중 저산소 뇌병증으로 장애 발생
      “의료진이 제왕절개 미뤘다”며 4.5억 소송
      법원 “당시 판단 의학상 과실 인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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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출산 도중 신생아가 뇌성마비를 앓게 됐다는 이유로 병원을 상대로 4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부모가 패소했다. 법원은 의료진의 분만 판단 과정에 명백한 과실이 없었다며 의료진의 손을 들어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민사13부(재판장 이지현)는 산모 A씨 부부가 충북 청주의 한 산부인과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18년 첫 출산을 앞두고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오다 그해 6월 3일 양수가 나온 뒤 진통이 시작돼 입원했다.

      의료진은 입원 5시간 뒤인 오전 7시경 분만 촉진제인 옥시토신을 투여해 진통을 유도했다. 그러나 자궁 수축이 원활하지 않아 태아가 나오지 않자, 의료진은 산모의 복부를 눌러 태아를 밀어내는 ‘푸싱(Pushing)’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태아의 심박수가 정상 범위인 분당 120~160회에서 60~110회로 떨어졌다. 의료진은 태아 곤란증을 의심해 산소 공급과 수액 투여 등 자궁 내 소생술을 시행했다.

      이후 아기의 심박수는 일시적으로 회복됐다가 다시 변동을 보였고, 5시간여 뒤인 낮 12시30분이 돼서야 흡입분만(Vacuum delivery)으로 출산이 이뤄졌다. 하지만 출산 직후 아기는 저산소성 뇌병증으로 추정되는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고, 현재까지 하반신 기능 저하와 발음 장애를 겪고 있다. 이에 부모는 “태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음에도 의료진이 긴급 제왕절개 등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아 뇌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의료진의 판단은 당시 상황에서 의료 기준상 합리적이었다”며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제왕절개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 분만 진행 속도,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명백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태아의 심박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곧 정상 범위를 회복했으며, 의료진은 필요한 조치를 적절히 시행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한 “출산 직후 태아 머리에서 혈종이 관찰됐지만 이는 흡입분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상적 현상으로, 무리한 푸싱이 태아의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의료진의 판단과 대응은 경험칙상 합리적인 수준이었다”며 부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신생아 후유 장애의 원인이 반드시 의료진의 과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산모나 가족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사건이지만, 법원은 당시의 의료 행동을 기준으로 객관적 판단을 내리게 된다”며 “의료행위에 따른 불가항력적 결과와 과실의 구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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