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준비 ‘바가지’ 여전…가격 공개제 도입 2개월, 바뀐 건 없다
    • 정부 ‘바가지 요금 근절’ 약속에도 현장 참여 전무
      예식장 전국 5곳만 공개…공정위 “계도기간, 5월부터 과태료 부과 계획”
      전문가 “형식적 제도 아닌 실질적 감시 체계 필요” 지적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결혼 준비 과정에서 불투명한 요금 체계를 바로잡겠다던 정부의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가격 표시제’가 시행 두 달 만에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결혼 업계의 참여가 전무한 가운데 소비자 피해는 여전히 늘고 있어,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등록된 스드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식장업 역시 전국에서 5곳만이 가격 정보를 게시한 데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예식업계의 불공정 요금 관행을 근절한다며 ‘중요 표시·광고사항 고시’를 개정, 예식장과 스드메 업체에 가격 공개 의무를 부과했다. 위반 시 최대 1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행 두 달째인 지금, 업계 전반은 사실상 제도를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는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계도기간이며, 업체 대상 교육과 홍보에 힘쓰고 있다”며 “2월부터 본격적인 모니터링에 들어가고, 5월 이후부터는 위반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도 중심 행정으로는 문화화된 불투명 관행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스드메 시장은 대부분 ‘묶음 계약’ 구조로 되어 있어 소비자가 세부 단가를 파악하기 어렵고, 계약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 금액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표준계약서 사용 실태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를 제정했지만, 실제 사용 권고 공문을 받은 업체는 불과 9곳 뿐이었다. 더구나 공정위는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도입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결혼 관련 소비자 피해 민원은 총 1,010건으로, 계약 해제와 불이행 관련 불만이 68.3%를 차지했다. 이는 계약 조건이 모호한 데다, 가격 및 환불 기준이 업체마다 달라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향엽 의원은 “결혼이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을 악용하는 업계의 부당 행태가 여전하다”며 “공정위는 단순 권고 수준의 행정에서 벗어나 입법을 통한 강력한 제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전문가들도 “결혼 산업은 ‘소비자 정보 비대칭’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가격 공개 의무화만으론 충분하지 않으며, 제3의 공시 플랫폼을 통한 비교 견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결혼 시장 투명화’ 정책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실질적 감시와 지속적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Copyrights ⓒ 더딜리버리 & www.thedeliver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더딜리버리로고

대표자명 : 김민성 , 상호 : 주식회사 더딜리버리 , 주소 : 미사강변한강로 135 나동 211호
발행인 : 김민성, 편집인 : 김대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성 , 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54462
Tel : 010-8968-1183, Fax : 031-699-7994 , Email : tdy0528@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 430-86-03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