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활물류 산업에서 야간 배송을 둘러싼 규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벽 배송과 주말 배송이 소비자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가운데, 배송 종사자의 건강권과 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정책적 검토 필요성이 재차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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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업스플래쉬 |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관련 연구기관 자료에 따르면 생활물류 종사자의 상당수는 야간 또는 이른 새벽 시간대에 근무하고 있으며,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연속 근무가 불가피한 구조에 놓여 있다. 특히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비중이 높은 배송 현장 특성상 근로 시간 관리와 휴식 보장이 제도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야간 배송에 일정한 제한을 두거나 연속 야간 근무를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노동계는 반복적인 야간 근무가 건강 악화와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통업계와 물류업계는 야간 배송 제한이 곧바로 서비스 축소와 배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간 배송이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이미 소비자 기대치의 일부가 된 상황에서 일괄적인 규제 도입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새벽 배송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구축해 온 기업의 경우 운영 구조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반응 역시 엇갈린다. 배송 종사자의 안전과 근로 환경 개선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배송 시간 선택권이 제한될 경우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이에 따라 규제 논의는 야간 배송의 전면 금지 여부보다는 시간대 조정이나 교대제 개선, 선택적 서비스 운영 등 현실적인 절충안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야간 배송 문제를 단순히 규제와 비규제의 이분법으로 접근하기보다 산업 구조 전반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배송 수요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구조, 무료 배송 중심의 가격 정책, 인력 운영 방식이 맞물려 있는 만큼 한 영역만 손볼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간 배송 규제 논의는 생활물류 산업이 성장 단계에서 성숙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로 평가된다. 소비자 편익과 종사자 보호, 산업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2026년을 앞두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