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먹으면 아싸 된다?”…MZ세대 사로잡은 ‘두쫀쿠 소비심리’
    • 신상 디저트 ‘두쫀쿠’, 서울 마포선 1시간 웨이팅 기본
      SNS 인증열풍·연예인 언급이 구매욕 자극하며 품귀 현상
      전문가 “소비가 취향 아닌 ‘인증 경쟁’으로 변하는 현상”
    •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I 생성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I 생성

      29일 오전 11시 45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한 제과점 앞에는 이미 50여 명의 대기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이른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사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다. 정오가 되자 모여 있던 인파는 순식간에 가게 안으로 몰려들었고, 제과점이 밤새 준비한 250개의 쿠키는 15분 만에 모두 완판됐다. 개당 5400원에 1인당 최대 4개로 수량을 제한했지만, 그마저도 구입이 어려워 일부 손님은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 있었다. 김예향(23)씨는 “먹기 위해 기다렸다기보다 ‘직접 사서 영상으로 찍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두쫀쿠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쿠키 속에 피스타치오 크림과 중동식 카다이프(얇은 면)가 들어 있어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을 한국식으로 변형해, 마시멜로를 녹인 쫀득한 반죽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찹쌀떡처럼 익숙한 식감에 외국풍 비주얼이 결합되자, ‘이국적이지만 친숙한 맛’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디저트 열풍에 불을 붙인 것은 연예인 언급이었다.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방송에서 “두쫀쿠를 자주 먹는다”고 말한 이후, SNS에서는 ‘두쫀쿠 먹방’과 ‘언박싱 영상’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는 해시태그 #두쫀쿠 #디저트줄서기 #피스타치오쿠키가 수만 건 이상 올라왔고, ‘인증샷’ 중심의 소비 문화가 또 한 번 힘을 얻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 측은 최근 “두쫀쿠 관련 검색량이 몇 달 사이 수백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신상 푸드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는 트렌드를 보여준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현재의 소비는 단순히 맛을 즐기는 행위가 아니라 ‘나 이런 걸 먹었어’라는 차별화 욕구와 사회적 표현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특히 SNS는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한 무대로 작용해,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경향을 더욱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매장에서는 ‘품귀 마케팅’이 상술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의 한 디저트 카페는 두쫀쿠를 다른 메뉴와 함께 세트로만 판매하고 있으며, 최소 2만4000원을 결제해야 한 개를 살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허니버터칩·포켓몬빵 때처럼 또다시 끼워 팔기 장사가 시작됐다”며 불만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SNS형 폭발적 인기’ 제품이 사회 전반의 소비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이 취향이 아니라 유행에 끌려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한 트렌드 분석가 이수진 씨는 “언택트 시대 이후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 중심의 소비가 늘었지만, 동시에 ‘인증의 피로감’이라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가 점점 ‘공유 소비의 무대’로 자리 잡는 가운데, 두쫀쿠 열풍은 단순한 디저트 유행을 넘어 지금의 소비 세대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새로운 것을 맛보는 즐거움이 이제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된 시대, 두쫀쿠의 인기는 단순한 한입의 달콤함 이상의 의미를 남기고 있다.
    Copyrights ⓒ 더딜리버리 & www.thedeliver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더딜리버리로고

대표자명 : 김민성 , 상호 : 주식회사 더딜리버리 , 주소 : 미사강변한강로 135 나동 211호
발행인 : 김민성, 편집인 : 김대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성 , 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54462
Tel : 010-8968-1183, Fax : 031-699-7994 , Email : tdy0528@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 430-86-03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