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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가장 A씨(40대)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며, 아내와 아들, 부모 등 나머지 가족 4명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예비 부검 소견을 29일 밝혔다.
경북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대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진행되었으며, 국과수는 A씨는 목맴에 의한 사망, 아내와 10대 아들, 부모(70대·60대)의 경우는 경부압박 흔적이 확인된다고 최초 감정 결과를 전했다. 다만 약물 복용이나 중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국과수는 정밀 약독물 검사를 추가로 시행 중이다. 최종 부검 결과는 수일 후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사건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숨진 가족들의 마지막 행적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사건이 발생한 경산시 서부동의 두 아파트 단지에 대해 현장 감식을 마치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출입 시간과 순서를 분석 중이다. 또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통해 통화 내역과 이동 경로 등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특히 A씨가 사망 전 지인에게 “주변 정리를 부탁한다”는 비관적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이 메시지를 사건의 핵심 단서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외부 침입 흔적이나 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산경찰서는 A씨 가족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생활고나 빚 문제 등 동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계좌와 재산 내역 분석에 착수했다.
한편, 사건 현장 인근 주민들은 “언제나 조용했던 가족이었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일부 주민들은 경찰차와 구급차가 출동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믿기 어렵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오전,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A씨와 가족들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A씨의 지인이 비관적 메시지를 받고 신고하면서 출동했고, 현장에서 유서나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감식 결과와 국과수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경위와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