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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뉴스 |
태국인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은 한국 남성의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태국 현지 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는 가해자의 발언은 SNS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한국인과 외국인 간의 국제결혼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태국 현지 언론과 SNS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3일 자신이 결혼한 한국인 남성 B씨에게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그녀는 SNS 게시글에서 “남편이 질투심에 끓는 물을 얼굴에 부었다”고 주장하며 부상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A씨는 얼굴 전체가 붕대로 감겨 있었고, 눈과 입 주변만 겨우 드러나 있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B씨는 “다른 남자를 만날까 봐 그랬다. 못생기게 만들어서 다시는 나갈 수 없게 하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A씨는 심각한 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비 부담 탓에 가해자인 B씨와 함께 병원을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B씨에게 이혼 및 법적 고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태국 SNS에는 ‘#HelpNNutt’와 ‘#StopViolenceAgainstWomen’ 등의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글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태국 교민들과 네티즌들은 “한국 정부는 이 사건에 공식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A씨가 불법체류 상태에서 남편에게 의존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통역인은 “A씨는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며 어떤 법적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결혼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외국인 배우자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가정 내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뿐 아니라 태국 정부도 피해자 보호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는 치료와 함께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며, “다시는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건을 접한 태국 시민들은 온라인 서명 운동을 펼치며, ‘한-태국 국제결혼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가정 내 폭력을 넘어, 문화와 제도적 경계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