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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참여한 총투표에서 85.7%가 “공학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히며 여대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세웠다.
동덕여대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본교 정문 앞에서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총투표 결과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들은 “학교 본부는 총투표 결과를 즉시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피켓을 정문에 붙였다.
총학생회 측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열린 학생총투표에는 총 3466명이 참여해 투표율 50.43%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975명(85.7%)이 공학 전환에 반대, 446명(12.9%)이 찬성 의견을 냈다. 학생들은 투표 결과를 학생처에 직접 전달하며 “학내 최대 구성원의 뜻을 무시한 일방 추진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가 ‘학생·교원·직원·동문’의 의견을 동일한 비율(1:1:1:1)로 반영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학생 참여자가 2889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음에도, 설문 결과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학생 대표단은 “학교 측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형식적인 의견 수렴만 거쳤다”며 공론화위 결과의 무효를 요구했다.
이날 학생들의 불만은 김명애 총장을 향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최근 교비 횡령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학교 측은 “업무상 지출로 사적 사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학생들은 “총장이 수사 대상이 된 것 자체가 신뢰 상실의 증거”라고 반발했다.
이수빈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공학 전환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여성 대학으로 남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학생이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대학은 더 이상 대학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앙운영위원회는 김 총장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탄원 서명운동도 2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대화하지 않는 총장 아래에서 학교의 투명성과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한편 동덕여대는 지난 3일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로 인해 여대 존폐 논의가 다시 불붙은 가운데, 학생들의 압도적 반대가 향후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