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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청주에서 실종된 50대 여성의 SUV가 43일 만에 충주호 깊은 물속에서 발견되면서, 장기 미제로 남았던 사건 수사에 새 전기가 열렸다. 경찰은 차량을 숨기고 번호판을 바꾸는 등 치밀하게 은폐하려 한 전 연인 김모(50대)씨의 범행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 26일 밤 충주호 수중 수색 끝에 실종 여성 A씨의 SUV를 인양하고, 다음 날 오전 차량을 분석하기 위해 관내 주차장에 보관했다고 27일 밝혔다. 차량에는 다른 번호판이 달려 있었으며, 내부에는 일부 훼손과 세척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쯤 청주시 흥덕구 소재 직장에서 퇴근해 자신의 SUV를 몰고 나간 뒤 행방이 끊겼다. 당시 CCTV에는 A씨의 차량이 초평저수지와 옥성저수지 방향으로 두 차례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도로 CCTV를 피하거나 역주행하는 등 비정상적인 주행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행동 패턴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범죄 개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으나, SUV는 실종 이튿날 새벽 청주 팔결교삼거리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뒤 사라졌다.
수사는 김씨의 존재가 드러나며 급물살을 탔다. 김씨는 A씨의 전 연인으로, 진천에서 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차량을 폐차하거나 은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래처를 수색하던 중, 진천의 한 업체 천막 아래 숨겨진 A씨의 SUV를 찾아냈다. 해당 업주는 “범행에 연루된 줄 몰랐다”며 경찰에 협조 진술을 했다.
이후 김씨는 차량을 다시 움직여 지난 24일 충주 방향으로 향했고, 경찰은 그의 이동을 포착해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실종 당일 SUV에서 A씨와 다투며 폭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숨지게 하지는 않았다”며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다만, 왜 차량을 숨기고 번호판을 교체한 뒤 충주호에 유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진술과 과학수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SUV의 이동 경로와 저수지 일대를 중심으로 수중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A씨 차량이 실종 당일 옥성저수지 일대를 두 차례 오간 점에 주목하며, 이곳에 A씨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인양된 차량의 번호판 교체 흔적과 세척 자국에 대해서도 정밀 감식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실종 사건으로 시작됐으나 차량 발견을 계기로 살인 은폐 및 증거 인멸 의혹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차량 유기 경위를 집중 추궁하며, 추가 공범이나 시신 유기 여부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