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만 물었을 뿐인데 왜 담으세요” 유튜브발 전통시장 ‘강매 논란’ 재점화
    • 바가지·저울 눈속임·현금 강요까지…‘정겨운 시장’ 이미지와 괴리
    • 뉴시스
      뉴시스

      지역 전통시장에서 사실상 강제 구매를 요구받았다는 한 유튜버의 폭로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정겨운 시장”으로 알려진 전통시장의 그늘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채널 ‘혼자햐’를 운영하는 유튜버는 지난 12일 ‘요즘 전통시장 가기 싫은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새벽 수산시장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영상에서 “딱새우 가격을 물었을 뿐인데 상인이 아무 말 없이 봉지에 마구 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더 둘러보고 오겠다”고 말하자, 상인은 그를 흘겨보며 “왜 담게 했냐”고 소리를 치는 등 고성을 내며 항의해 사실상 ‘눈치에 떠밀려’ 물건을 살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했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가게에서도 반복됐다고 한다. 그는 “전어 가격만 여쭤본 건데, 이번에도 말도 없이 생선을 꺼내 바로 손질을 시작했다”며 “또 소리칠까 봐 무서워서 결국 구매했다”고 털어놨다. 영상 말미에서 그는 “싸고 신선한 걸 떠나, 이런 경험이 반복되니까 좀 현타가 왔다”고 말하며 전통시장 방문을 망설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해당 영상은 게재 열흘 남짓 만에 조회수 450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댓글과 커뮤니티에는 “내 돈 내고 사면서 왜 가격 비교도 제대로 못 하냐”, “시장에 가면 ‘구경만 할게요’라고 먼저 말하게 된다”, “가격만 물어봐도 반말과 고성이 기본인 곳이 있다” 등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논란은 단순한 ‘말투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불신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바가지요금, 저울 눈속임, 상한 상품 판매, 현금 결제 강요 등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민원 사례가 다시 소환되고 있다. 온라인에는 “포장해 놓고 무게 속여 팔더라”, “카드 내밀면 눈치 주고 현금만 받겠다고 한다”는 후기도 이어지면서, 일부 상인의 관행이 전체 전통시장 이미지까지 깎아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차 지원, 온누리상품권, 문화행사 등을 앞세운 정책을 펼쳐왔지만, 소비자 경험이 ‘강매’와 ‘불친절’로 남는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온라인·대형마트에서 가격 비교와 환불이 쉬운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전통시장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가격 투명성뿐 아니라 응대 방식 개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통시장 상인회와 지자체는 “일부 상인의 부적절한 행동이 전체 시장을 대표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단체들은 “가격 문의만으로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강압적인 판매를 당했을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시장 관리사무소나 지자체 민원 창구에 신고해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하나로 촉발된 이번 논란은 ‘정’과 ‘인심’으로 대표되던 전통시장이 이제는 서비스 품질과 소비자 권리 보호라는 새로운 기준 위에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기존 단골 손님들까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전통시장 살리기 정책 역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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