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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NBC NEWS |
FedEx의 라지 수브라마니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단기간에 사라질 현상이 아니다”라고 경고하면서 물류·제조 기업 전반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그는 미국 교통 전문지 Transport Topics와의 인터뷰에서 “공급망이 한 번 충격을 받으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지정학적 갈등과 기술 전환, 산업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현재 상황을 ‘지속 가능한 충격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의 발언 배경에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관세 갈등, 지역 분쟁, 항로 불안 요인 등이 공급망 중단 위험을 상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는 팬데믹 이후 어느 정도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비용 변동성, 운송 지연, 항공·해운 운임 리스크 등 주요 불안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FedEx는 이러한 흐름이 경기 변동 차원을 넘어 구조적 변화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기업들이 마주한 리스크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팬데믹 이후 수요 패턴이 급변했으며, AI·자동화·IoT 등 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공급망 설계는 안정적 기준으로서 기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공급망 가시성 부족, 운항 중단 가능성, 항만 혼잡, 지역 간 운송비 격차 확대 등은 기업 운영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복원력(resilience)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생산기지 분산, 모달 대체 전략, 디지털 트윈 기반 실시간 예측 모델 도입, 위기 시나리오별 리스크 대응 매뉴얼 구축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FedEx 역시 조직 전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장기 공급망 안정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운송 네트워크의 유연성과 가시성을 높이는 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충격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상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일시적 정상화에 기대며 과거 방식의 비용 최적화 전략에만 의존할 경우, 위기 상황에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들도 많은 기업이 2025년 이후 공급망 재설계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물류기업과 3PL·4PL 서비스 제공자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FedEx CEO의 발언은 글로벌 공급망이 팬데믹 이전의 안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지정학, 기술, 수요, 규제 변화가 결합한 ‘복합 충격’ 시대에서 기업 생존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리스크 분산과 복원력 확보임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실시간 가시성 기술과 유연한 공급망 전략을 기반으로 새로운 표준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