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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Team Transport & Logistics (Australia) |
글로벌 3자물류(3PL) 산업이 커다란 판도 변화를 겪고 있다. 운영 효율화와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대형 업체들이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를 잇따라 단행하면서, 물류 생태계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덴마크 물류회사 DSV가 독일 철도공사 도이체반(Deutsche Bahn)의 물류 자회사 DB Schenker를 인수한 건이 있다. DSV는 2024년 9월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수금액은 약 143억 유로(약 1067억 덴마크크로네)였다. 2025년 4월 30일 모든 규제 절차가 마무리되며 인수가 공식 완료되었고, DSV와 Schenker의 결합 매출은 약 3100억 덴마크크로네(약 416억 유로)에 달한다. 인수 이후 양사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약 16만 명의 인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DSV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운송 및 물류회사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거래로는 프랑스 해운·물류 그룹 CMA CGM이 물류업체 볼로레 로지스틱스(Bolloré Logistics)를 인수한 사례가 있다. CMA CGM은 2024년 2월 해당 거래를 마무리했으며, 인수가액은 약 48억 유로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 인수에 조건부 승인을 내리며 일부 지역 자산 매각 등의 조건을 부여했다.
이러한 대형 거래들은 단순히 기업 규모를 확장하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DSV의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 공급망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시점에, 고객이 신뢰할 수 있고 민첩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PL 업계에서 M&A와 협업이 확대되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규모의 경제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다. 경쟁이 치열해진 물류시장에서는 단일 국가나 특정 영역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지고, 다국가·다모드 운송망을 갖춘 대형화가 필수적이다. 둘째, 서비스 다각화다. 단순한 운송·창고 중심의 물류 모델을 넘어 계약물류, 콜드체인, 라스트마일, 이커머스 풀필먼트 등 수익성이 높은 세그먼트로 진입하려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셋째, 공급망 리스크와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화주들은 보다 통합된 물류 역량과 가시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물류기업 입장에서도 인수나 제휴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다만 이러한 M&A·협업 전략이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다. DSV가 인수를 발표하자 독일 내 노조가 반대 여론을 제기했으며, DB Schenker 브랜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내부 반발도 있었다. 또한 대형 거래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와 승인이라는 규제 리스크가 뒤따르며, 인수 이후 통합과 시너지 실현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물류업체들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한국의 3PL 업체들 역시 글로벌 물류 지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M&A와 제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단독으로는 가용 자원이나 네트워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략적 파트너십과 특화 역량 확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이 향후 경쟁 우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2025년 하반기 기준으로 3PL 생태계는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국면이다. 단순 운송업자에서 공급망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물류업계의 전략적 전환이 M&A와 협업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향후 과제로는 인수 후 통합 전략, 조직문화 결합, 디지털 및 친환경 역량 확대가 부각될 것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와 기술·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전략적 인수 및 협업의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